서울 도봉구 ‘도봉 토박이’ 김모(33)씨는 최근 영화를 보려고 지하철로 경기 기 의정부시 호원동을 찾았다. 영화 한 편 보려고 시도의 경계를 넘는 것이 ‘신기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수 년 동안 해온 일이라 익숙하다. 김씨는 “36만 명이나 사는 자치구에 극장 하나 없다”고 말했다.
서울에 가장 기본적인 대중문화 소통창구인 영화관이 없는 자치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서울에는 75곳의 영화관이 있으나, 도봉구는 25곳 자치구 중에서 유일하게 영화관이 없었다.
산술적으로 보면 자치구 한 곳에 영화관 3곳이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도심 중구와 종로구에는 영화관 각각 11곳에 스크린은 45개와 49개가 분포했다. 강남구에도 극장 5곳에 스크린 48개가 있다.
반면 시 외곽에 자리잡은 자치구나 개발이 더딘 곳은 대개 한 곳 정도의 영화관만 자리잡고 있다. 이는 극장이 대형 영화관 위주로 재편되면서 교통이 편리하고 상업시설이 밀집한 소위 ‘돈 되는 곳’에만 시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지역 특성을 감안할 경우 도봉구의 ‘영화관 제로’는 설명이 안 된다는 지적이 많다. 인접한 노원구와 강북구에도 각각 2곳의 영화관이 있다. 도봉구 주민 이모씨는 “수도 서울에 극장 없는 곳이 있다고 하면 못 믿는 사람들도 있다”며 “영화 보려고 인근 의정부시나 인접 자치구로 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만간 도봉에서도 영화를 곧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도봉구 관계자는 “지하철 1, 4호선 환승역인 창동역사에 대형 영화관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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