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비밀 문건들을 폭로했던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39)가 성범죄 혐의에 휘말렸다. 폭로 이후 미국 정부에게 미운털이 박힌 터라 음모론도 나온다.
22일 AP통신에 따르면 스웨덴 검찰은 20일 어산지가 성폭행과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다며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피해자들은 스웨덴의 위키리크스 사무실 여직원 두명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그러나 검찰청은 21일 돌연 "성폭행 혐의는 없다는 검찰총장의 판단"을 근거로 체포영장을 취소했다. 다만 나머지 성추행 혐의 조사는 계속된다.
어산지는 21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혐의는 사실 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위키리크스도 공식 트위터를 통해 "비열한 흠집내기가 예상된다는 경고가 있었는데, 이제 시작됐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스웨덴 검찰은 갑작스런 영장 발부 및 취소 경위나 구체적 혐의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다.
또 미국 연방 검찰은 어산지와 일부 관련자를 정부 재산 절취 교사 등 혐의로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이날 보도했다. 어산지는 미국 정부의 조사 움직임이 일자 세계 최고의 언론 자유가 보장되는 스웨덴에 입국해 활동해 왔으나 현재 행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위키리크스는 지난달 미군의 민간인 오폭 사실 등이 담긴 아프간전 관련 7만7,000개 비밀 문건을 공개해 파문을 일으켰다. 위키리크스는 1만5,000건의 비밀문건 추가폭로를 예고한 상태인데, 정보원 등의 피해를 우려하는 비판을 감안한 듯 이번에는 미국 정부에 사전 감수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미 주간 뉴스위크는 위키리크스 변호사의 말을 인용해 위키리크스가 미공개 문건에 대한 온라인 접속 코드와 암호를 미국 정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통해 미국이 정보원 노출 등 민감한 정보를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위키리크스가 모든 비밀문건을 즉각 반환하고 관련 기록을 폐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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