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을 이끈 허정무 감독이 K리그 우승 트로피에 도전한다.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는 22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월드컵 대표팀을 이끌었던 허정무 감독을 차기 사령탑으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허 감독은 23일 오전 11시 인천시청에서 구단주인 송영길 인천 시장과 함께 취임 기자회견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2007년 12월 전남 사령탑에서 물러난 후 2년 9개월 만의 K리그 귀환이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토종 지도자’의 자존심을 세운 허 감독이 K리그 우승 트로피까지 거머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허 감독은 현역 선수와 지도자로서 남부러울 것 없는 경력을 쌓았다. 그러나 감독으로서 K리그 우승 트로피를 품어보지는 못했다.
영등포공고와 연세대를 거친 허 감독은 1980년 네덜란드 명문 PSV 에인트호벤으로 진출했고, 1984년 현대 호랑이(울산 전신)에 입단하며 K리그에 데뷔, 1986년 은퇴할 때까지 세 시즌간 선수로 활약했다. 마지막 시즌이었던 1986년에는 한국프로축구선수권에서 정상에 오르며 현역 생활의 대미를 장식했다.
그러나 감독으로서 9번이나 챔피언에 도전했지만 모두 뜻을 이루지 못했다. 허 감독은 포항(1993~95)과 전남(1996~98, 2005~2007)에서 아홉 시즌간 사령탑을 역임하며 컵 대회(1993년)와 FA컵(2006년)에서 정상에 올랐지만 정규리그 챔피언에는 등극하지 못했다. 허 감독은 1995년 포항을 이끌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지만 박종환 감독이 이끄는 일화 천마(성남 전신)에 2무1패로 밀려 우승 꿈이 좌절됐었다.
현재 인천의 전력은 우승과는 거리가 있다. 인천은 쏘나타 K리그 2010 정규리그에서 6승 1무9패(승점 19)로 9위에 머물러 있다. 플레이오프 진출의 커트라인인 6위와는 승점 9점 차. 그러나 인천은 허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며 ‘축구 메카’ 프로젝트를 본격화한다는 구상이어서 내년부터 공격적인 선수 보강으로 전력을 대폭 증강할 가능성이 있다.
허 감독이 인천에서 K리그 정상을 밟으며 ‘명장’다운 솜씨를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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