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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 다시 읽기 '반란의 짜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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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 다시 읽기 '반란의 짜깁기'

입력
2010.08.20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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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여러 장르들, 말들을 이야기로 연결시키는 게 아니라 짜깁기 식으로 충돌시킨 이유는 관객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자기 경험, 이해 안에서 이야기를 만들어줬으면 하는 거지. 관객을 예술의 주체로 세우는 일을 우리가 하려는 거잖아.”

퍼포먼스를 준비 중인 무명 연극인들끼리 나누는 나름의 예술론이 날카롭다. 안톤 체호프의 ‘갈매기’를 완전히 이 시대 이야기로 거듭나게 한 ‘주문진’이다.

극단 동이 체호프의 대표작들을 골라 독특한 옴니버스 무대 ‘4Styles’로 선보인다. ‘바냐 아저씨’는 ‘바냐’로, ‘이바노프’는 ‘연출가 김씨’로, ‘벚꽃 동산’은 ‘수화(水花)’로 거듭나는 등 ‘주문진’과 똑 같은 접근법을 통해 체호프의 고전을 다시 읽을 기회다.

김진복, 김석주, 유은숙, 김문희씨 등 신진 연출가 4명의 시리즈 무대다. 러시아 슈우킨 연극대학, 경기대 스타니슬라브스키 연극원 등 러시아의 유서깊은 연극 전통을 이어 받은 교육기관 출신자들이 함께 마련한 잔치판이다. 지난해 탄생 150주년을 맞아 부쩍 재조명됐던 체호프가 한국에서 어떻게 내면화의 길을 걷고 있는지 확인케 한다.

극단 대표이자 이번 무대의 예술감독인 강량원씨는 “2008년 이래 워크숍 공연 등을 통해 일차 검증됐던 작품”이라며 “체호프 특유의 심리학적 통찰을 관객과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체호프 다시 읽기는 한국 연극사 100년 정립의 출발점이기도 하다”며 작업을 계속해나갈 뜻을 밝혔다. 극단 이름 ‘동’은 단원들이 수학한 겨울나라 러시아를 뜻한다면 겨울 동(冬), 새로운 움직임의 무대를 뜻한다면 움직일 동(動)이 된다. 25일~9월 19일, 정보소극장. (02)766-6925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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