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인디고서원이 근사한 국제 행사를 하고 있다. 18일 개막해 22일 마치는 ‘인디고 유스 북페어’다.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서점으로는 국내 하나뿐인 이 서점이 펼치는, 책을 중심으로 한 청소년 인문학 잔치다. 2008년 첫 행사를 치렀고, 격년제로 열려 2회째인 올해는 ‘가치를 다시 묻다’라는 주제 아래 포럼, 강연, 전시, 연극, 무용, 시 낭송 등을 진행 중이다. 참된 가치의 본질과 실천을 향한 전 지구적 청년 연대를 꿈꾸는 자리다.
중고생부터 대학생까지 젊은 세대가 모든 행사를 준비하고 이끈다. 6대륙에서 초청한 외국 손님들도 오바마 미 대통령을 당선으로 이끈 청년모임 리더 등 또래 젊은이들이다. 여기에 쿠바의 체 게바라 연구소장, 인도의 불가촉 천민 출신 미술작가, 브라이언 파머 스웨덴 웁살라대학 교수 등 진보적 지성과 활동가들이 합류해 청소년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입시에 짓눌려 인문학 공부 따위는 그림의 떡 보듯 하는 국내 현실에서, 청소년들이 이런 행사를 하다니 놀랍다. 프로그램마다 수용 인원이 250~300명밖에 안돼 온라인으로 참가 신청을 받았는데, 다 찼다. 전국에서 신청했다. 정의와 희망, 평등과 다양성, 자유와 자기실현, 공동체와 민주주의, 생명과 자연, 아름다움과 사랑 등 6개 주제에 관한 질문에 답해야만 참가 자격이 있는데, 신청자들은 저마다 진지하게 자기 의견을 밝혔다. 참가자들은 필독서를 읽고 와달라는 요청에도 적극 응하고 있다.
이런 행사가 가능한 것은 청소년 인문학 운동을 해온 인디고서원 허아람 대표의 열정과, 적극적인 참여로 그의 꿈을 실현시킨 청소년들, 그리고 부산상호저축은행의 조건없는 지원 덕분이다. 브라보!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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