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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중앙은행 부총재 극비 방한/ 고위급 협상채널 가동… 외교적 돌파구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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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중앙은행 부총재 극비 방한/ 고위급 협상채널 가동… 외교적 돌파구 기대

입력
2010.08.20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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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한국을 극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된 하미드 보르하니 이란 중앙은행(CBI) 외환 담당 부총재의 행보는 철저히 비밀에 붙여져 있다. 하지만 한ㆍ이란 고위당국자간 채널이 가동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큰 벽에 가로막혀 있던 외교적 절충점 모색에 돌파구가 마련되는 것 아니냐는 희망적 관측을 낳고 있다.

20일 정부 당국 등에 따르면 보르하니 부총재는 방한 기간 동안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관계자 등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누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한국 정부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했는지는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다. 재정부와 한국은행도 보르하니 부총재의 행적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방한 사실은 맞지만 구체적인 협의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고, 이란 대사관 측도 방문 목적을 묻는 질문에 “노 코멘트”라고 답했다.

이란 중앙은행은 통화정책뿐 아니라 금융기관 감독 및 무역결제 관련 업무도 담당한다. 때문에 보르하니 부총재는 한국 정부와 멜라트 은행 문제 등 대 이란 제재와 관련해 전반적 논의를 나눌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보르하니 부총재는 이란정부의 공식 입장과 함께 외교적 협상권을 갖고 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보르하니 부총재는 자국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란 자산에 제한을 가하는 국가들이 있다면 그들과의 교역을 중단할 것”이라며 강한 어조로 경고한 바 있어, 우선은 이와 같은 이란 정부의 공식입장을 우리측에 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최고위급 인사인 보르하니 부총재가 방한했다는 것은 기존 입장에 대한 재확인 수준을 넘어, 이란 정부도 우리 정부와 협상할 의지가 있음을 나타낸 것이란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한 소식통은 “이번 주 중반부터 멜라트 은행에 대해 폐쇄 조치가 아닌 영업정지를 부과할 수 있다는 얘기가 정부 당국에서 흘러나온 점에 비춰보면 아마도 정부가 보르하니 부총재에게 절충점으로 영업정지 카드를 제시한 것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제재가 발효되더라도 소액무역결제나 원유도입은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요청했음은 확실해 보인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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