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발생한 멕시코만 기름유출 사태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미 연방정부와 BP 등의 주장과는 달리 과학자들은 해저에 남아있는 기름으로 인한 생태계 오염이 향후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우즈홀 해양과학연구소 보고서를 인용, 원유유출 사고현장에서 5㎞ 떨어진 해저에서 길이 32㎞, 폭 2㎞의 거대한 기름기둥을 발견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리처드 캐밀리는 "사고 해역의 바닷물 표본을 질량분석계로 분석해보니 석유의 원료인 탄화수소 농도가 바닷물 1리터당 50㎍(마이크로그램ㆍ100만분의1 그램)을 넘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름기둥에 섞여 있는 원유의 양이 전체 유출 원유의 7%이고 기름분해 속도는 지표면에 비해 10분의 1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기름기둥이 분해되기 전 다른 해역으로 흘러갈 경우 수년간 해양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앞서 조지아 대학 조사팀은 유출 원유의 70% 가량이 멕시코만 수면아래 숨어있다고 주장했고, 사우스 플로리다 대학 과학자들도 멕시코만 해저 계곡의 침전물에서 해양미생물에 치명적인 기름방울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테드 앨런 미 해안경비대 사령관은 19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감압유정을 통해 진흙과 시멘트를 주입하는 '보텀 킬(bottom kill)' 작업으로 내달 중순까지 사고 유정을 완전 봉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유출된 490만 배럴 중 26%정도만 해상에 남아있다"며 "멕시코만 어장 조업도 재개돼 새로 잡은 해산물은 먹는 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원유유출 책임을 둘러싼 공방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멕시코만 원유 채굴시설 보유회사인 트랜스오션사는 19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자문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BP가 사고 원인과 관련된 결정적 증거들을 감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249건의 소송을 제기당한 트랜스오션은 자신들의 법적 책임을 2,700만 달러로 제한해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BP 법률고문 제임스 니스는 "(트랜스오션의 서한은) 이번 사고에서 트랜스오션이 맡아야 역할을 회피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비난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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