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B.H.리델 하트 지음
카르타고라는 작은 도시국가를 지키기 위해 전장에서 한쪽 눈을 잃고 알프스 산맥을 넘는 고난의 행군을 감내하여 로마제국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명장 한니발, 그리고 로마제국의 거대한 힘을 배경으로 싸우는 젊은 천재 장군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 두 사람의 대결은 결국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의 승리로 끝난다.
하지만 “한니발이 이겼으면” 하는 마음은 내가 을 처음 읽었던 초등학생 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고, 그들이 살던 시대로부터 2,200년이 지난 지금 세상의 정서도 그러한 듯하다.
군사이론가인 저자는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가 승리한 전투를 상세히 묘사함으로써 위대한 장수로서의 천재성을 그려냈다. 또한 승전 후 처리과정에서 보여준 고결한 정신, 외교적 역량 같은 사례를 들면서 그가 단순한 전쟁영웅이 아닌 전쟁에서의 승리라는 목표 너머의 원대한 비전을 가진 유능한 정치가이기도 했음을 역설하고 있다.
그러나 위대한 인물이란 점이 지나치게 강조되다 보니, 역사적 사실에 비해 과장되거나 일부에선 우상화에 가까운 묘사도 곧잘 등장한다. 그러나 역사의 영웅이라 칭송 받는 사람들은 모두 실패와 좌절을 겪는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을 지녔을 때, 진정한 영웅으로 다가오는 게 아닌가 싶다. 실제로 전시 연합내각의 수상이 되기 전에 처칠은 15년간을 정치적 방황을 맛봤으며, 링컨은 대통령으로서의 성공 이전에 수 없는 실패와 좌절을 겪었다. 이순신 장군이나 영국의 넬슨 제독이 추앙을 받는 것도 죽음으로써 마감한 최후의 대전 때문에 더 기억되는 것이다.
지금 잘 나간다고 성공이고, 현재가 어렵다고 인생의 실패는 아니다. 힘들다고 주저앉거나 포기하지 말자. 고통과 실패는 진정 우리를 영웅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좋은 삶의 재료인 것이다.
고동현 동일토건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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