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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조현오는 구명' 살생부 변화 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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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조현오는 구명' 살생부 변화 기류

입력
2010.08.1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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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인사청문회에 임하는 여당 입장에서야 모든 후보자들이 검증대를 무사히 통과하는 게 가장 좋은 그림이다. 하지만 후보자들에 대한 각종 의혹이 연일 쏟아지는 마당에 10명의 후보자를 모두 안고 가겠다는 것은 과욕일 수 있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인사청문회도 바둑처럼 사석(捨石)이 있게 마련이다. 그래야 더 큰 집을 지을 수 있다"고 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나라당 내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천안함 관련 문제 발언을 했던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가 사석이 되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많았다. 자진 사퇴를 유도하자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며칠 새 기류가 바뀌었다. '조 후보자는 큰 문제가 될 게 없다. 오히려 지켜야 한다'는 당내 여론이 커지고 있다. 한 고위당직자는 "조 후보자의 경우 천안함 발언이 문제였다. 하지만 유족들이 후보자의 사과를 받아들인다면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 등 다른 것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 누가 사석이 될까. 홍준표 최고위원은 19일 공개 석상에서 이재훈 지식경제부장관 후보자를 지목했다. 그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가 서민 정책을 백날 해본들 쪽방촌 투기한 사람이 장관 되면 서민들에게 신뢰를 받지 못한다"며 "복수 의혹이 제기되는 인사들은 의혹이 해소 안되면 정부 여당에 부담을 주지 말고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 후보자에게 자진 사퇴를 권고한 것이다.

다른 고위 당직자도 "이 후보자의 경우 당이 추진하는 서민 정책에 반하는 의혹들이 제기돼 보호해주기가 부담"이라고 말했다. 지식경제위 소속 여당 의원도 "우리가 나서서 허물을 덮어주기에는 모양새가 고약하다"고 말했다.

의혹이 중첩되는 몇몇 다른 후보자에 대해서는 일단 청문회에서의 해명과 추후 여론을 지켜본 뒤 결정하자는 견해가 많다. 한나라당 내에선 "최소 한 명, 최대 두 명을 내주고 나머지 후보자를 지키는 게 가장 좋은 전략"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물론 청문회 과정에서 엉뚱한 의혹이 터져 나오면서 예측 못했던 인사가 사석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원희룡 사무총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청문회에서 후보자가 어떻게 해명하느냐에 따라 기류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지금은 어떤 예단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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