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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선 "中企와 상생" 뒤에선 밥그릇 빼앗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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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선 "中企와 상생" 뒤에선 밥그릇 빼앗기

입력
2010.08.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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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 및 전자 대기업들이 중소기업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면서 해당 중소 기업계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중소 기업은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대기업을 상대로 법적 소송까지 준비하고 있다. 최근 조성 중인 대ㆍ중소 기업 간 상생 협력 분위기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모습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그룹과 KT, LG전자 등은 기존 중소 기업들의 사업영역인 내비게이션 및 정수기 분야로 속속 진출하고 있다.

내비게이션 사업에 군침을 흘리는 곳은 통신사를 계열사로 둔 SK그룹과 KT. SK그룹 계열사인 SK마케팅컴퍼니(SK M&C)가 이달 중 내비게이션 신제품 단말기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은 SK M&C의 내비게이션에 자사의 실시간 교통 정보 및 지도 서비스인 T맵을 내장시킬 방침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8월 안에 T맵 서비스가 들어간 SK M&C의 내비게이션이 나올 것"이라며 "현재 T맵 서비스 사업 확대를 위해 별도의 추가 설명회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내비게이션 업계의 대표 중소 업체인 팅크웨어는 SK텔레콤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팅크웨어 관계자는 "SK텔레콤의 T맵은 자사의 주변교통정보(출원번호 10-0701408)와 차선정보 제공(출원번호 10-0874107) 관련 특허 등을 광범위하게 침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서비스 시행 과정에서도 통신부분의 독과점 지위를 이용, 최소 1년간 무료 서비스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나서는 등 불공정 행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자체 법률 검토 결과 T맵 서비스가 다른 업체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이미 내린 상태"라고 설명했다.

SK M&C는 앞서 지난해 3월 다날과 모빌리언스 등 중소 업체가 9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휴대폰 결제 사업(2009년 시장규모 1조8,000억원)에도 진출, 관련 중소 업계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KT도 내비게이션 분야에 적극적이다. 한 중소 업체와 함께 지난 달 말 자사의 3세대(3G)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네트워크 활용이 가능한 내비게이션을 출시한 KT는 연말까지 SK텔레콤의 T맵과 같은 지도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올해 안에 출시를 목표로 내비게이션용 지도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은 약 1조원(2009년 기준) 규모로, 중소 업체인 팅크웨어와 파인디지털 등이 약 80% 점유율을 갖고 있으며 기타 영세 업체들이 20% 시장을 놓고 경쟁 중이다.

LG전자 역시, 중소 생활가전 업체들이 즐비한 정수기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태세다. 지난해 4월 신제품을 출시한 이후, 현재까지 5개의 정수기 제품을 시중에 선보인 LG전자는 11월엔 프리미엄급 신제품까지 내놓을 예정이다. LG전자는 현재 기업간 거래(B2B)에 치중돼 있는 정수기 사업을 향후 기업대고객(B2C) 분야로 넓혀 나갈 계획이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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