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늘 접하는 먹거리에도 첨단기술이 녹아 있다. 맛은 더 좋게 하고, 건강도 챙기면서 편의성은 한층 높이는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사만의 독특한 특허공법을 적용한 ‘사이언스 푸드’가 늘어나고 있다.
식품에 적용된 특허기술 중에는 맛을 높이는 비결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대상 청정원이 최근 출시한 ‘저온숙성 돌자반 김’(사진)은 제조특허를 획득한 기술이 들어가 있다. 양념한 자반 김 원초를 5도 이하 저온에서 숙성시키는 신공법을 적용, 기존 제품들보다 바삭한 식감을 높인 것이다.
샘표식품이 새롭게 선보인 소면은 특허공법을 사용해 진공상태에서 반죽한 제품이다. 여름에도 면이 잘 달라붙지 않아 쫄깃한 국수요리를 즐길 수 있다. 남양유업이 우유와 두유에 적용한 GT공법도 비리고 텁텁한 맛을 내는 성분을 완전히 제거하는 특허기술을 통해 고소한 맛을 최대한 살려낸 예다.
건강을 챙기는 소비자를 겨냥한 특허기술도 많다. CJ제일제당은 기름진 튀김 음식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반영해 ‘기름을 적게 먹는 건강한 튀김가루’를 선보였다. 특허 출원한 ‘흡유 저감화 기술’을 이용해 튀김옷에 기름이 40% 정도 덜 흡수되도록 한 제품이다.
대상 청정원의 참깨 간장에는 참깨발효공법이 들어 있다. 참깨가 기존 간장 원료인 대두에 비해 불포화지방산과 항산화물질, 단백질 성분 등이 풍부하다는 점을 감안해 참깨를 발효시키는 기술을 개발해낸 것.
특허기술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이용하는 데 있어 편의성을 높여주기도 한다. 국순당 ‘생막걸리’(사진)는 유통기한이 기존 제품보다 3배 긴 30일(최장 90일)로 막걸리 마니아들의 불편을 덜었다. 살아있는 효모의 활성을 조절하고 외부 공기의 유입을 차단하는 ‘발효제어 기술’ 덕분이다.
농심의 ‘둥지 쌀국수’에는 밀가루에 비해 뚝뚝 끊어지는 쌀의 점성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 성과가 녹아 있다. 면 가운데 실처럼 가는 구멍을 뚫은 기술이 그 것이다. 일반면에 비해 표면적이 훨씬 넓어짐으로써 면의 안쪽까지 국물을 침투시켜 빠르게 조리할 수 있게 했다.
임홍명 대상 중앙연구소 소장은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의 눈높이가 계속 높아지는 만큼 업체들도 새로운 식품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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