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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웨이’ 대 ‘원더랜드’, 통신업계 데이터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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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웨이’ 대 ‘원더랜드’, 통신업계 데이터 전쟁

입력
2010.08.19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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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인터넷을 둘러싼 통신업체들의 데이터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SK텔레콤과 KT는‘데이터 하이웨이’와 ‘모바일 원더랜드’ 등 낯선 말로 포장된 전략 뒤에서 서로를 깎아내리기 위한 비방이 치열하다.

SK텔레콤은 19일 서울 을지로 2가 SK텔레콤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국 어디서나 무선 인터넷을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데이터 하이웨이’전략을 발표했다. 지난달 말 KT에서 내놓은 고정형 무선인터넷(와이파이) 확대 전략인 ‘모바일 원더랜드’에 대한 응수다.

이 전략은 이동하며 자유롭게 무선 인터넷을 사용하는 ‘이동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장용 SK텔레콤 네트워크 부문장(전무)은 “진정한 무선 인터넷은 공간 제약 없이 자유롭게 이동하며 쓸 수 있어야 한다”며 “고정형 무선인터넷(와이파이)은 이동통신 시대에 주력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고정 장소에서만 이용해야 하는 와이파이의 한계를 지적한 말이다.

문제는 요금이다. 무료인 와이파이에 비해 이동통신망은 요금이 비싸다. 그래서 SK텔레콤은 이동통신망에서 매일 70~100메가(MB) 자료를 이용할 수 있는 ‘무제한 데이터 정액제’를 내놓고, 데이터 펨토셀이라는 기술을 도입하기로 했다.

데이터 펨토셀은 가정이나 직장, 학교 등에 설치된 초고속 인터넷선에 데이터만 송ㆍ수신 할 수 있는 이동통신용 접속장치(AP)를 붙여놓고 이를 통해 무선 인터넷에 접속하는 방식이다. 데이터 펨토셀 AP는 이용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이용하는 데이터를 초고속 인터넷선을 이용해 SK텔레콤의 이동통신 기지국으로 보낸다. KT에 비해 이동통신 기지국은 많지만 와이파이 AP가 부족한 SK텔레콤의 고육지책이다. 하 부문장은 “데이터 팸토셀은 이동통신 기지국을 이용하므로 와이파이와 달리 이동하면서 사용해도 신호가 끊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계가 있다. 데이터 펨토셀을 설치하려면 초고속 인터넷선이 필요한데,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는 KT에 비해 회선 설치 지역이 적다. 만약 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 인터넷 선이 없는 지역은 KT나 LG유플러스 등 타사 회선을 빌려야 하는데 과연 경쟁사에서 빌려줄 지 의문이다. 이에 대해 하 부문장은 “타사에 적극 이용 요청을 해보겠다”며 “더불어 SK브로드밴드에서 계속 회선을 설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SK텔레콤은 차세대 이동통신으로 꼽히는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를 서둘러 내년 하반기에 국내 최초로 상용화하고 중장기적으로 LTE-A(어드밴스)까지 도입할 계획이다. 하 부문장은 “LTE-A는 전송속도가 1Gbps로 300Mbps인 LTE보다 3배 이상 빠르다 ”고 강조했다.

그만큼 SK텔레콤의 무선 인터넷 전략은 이동통신 기지국 중심이어서 와이파이를 깎아내릴 수 밖에 없다. SK텔레콤은 와이파이는 이동성이 떨어지고 보안에 취약하며 신호 간섭이 심해서 산업 및 의료기기의 오작동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는 KT는 2014년까지 5조1,000억원을 들여 세계 최고의 와이파이 보급국가를 만드는 모바일 원더랜드 전략을 펴고 있다. 와이파이는 초고속 인터넷 회선에 접속장치를 부착하는 만큼 초고속 인터넷 1위 업체인 KT가 주력할 수 밖에 없는 분야다. 이에 따라 KT는 현재 2만8,000군데인 와이파이 접속지역을 연말까지 4만군데, 내년 말 10만군데로 늘릴 방침이다.

KT는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위주의 무선 인터넷 정책을 ‘3세대 이동통신의 환상’으로 표현했다.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2세대와 3세대 이동통신은 데이터 속도 차이가 거의 없다”며 “차세대 이동통신인 LTE도 늘어나는 무선 인터넷 이용량을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표 사장은 또 SK텔레콤의 무제한 데이터 정액제에 대해 “하루 이용량을 제한해 놓는 것이 진정한 무제한 요금제인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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