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 외에도 ‘조현오식 성과주의’를 둘러싼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성과주의 찬성론자인 박노현(58) 서울 중부경찰서장과 성과주의에 반발해 항명 파동을 일으킨 채수창(48) 전 강북서장이 증인으로 채택됐기 때문이다.
공격의 포문은 조현오 후보자의 성과주의에 반발, 올 6월 조 후보자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파면된 채 전 서장이 열 것으로 보인다. 그가 강북서장으로 있는 동안 강북서는 성과 평가에서 4개월 연속 최하위인 ‘다’ 등급을 받아 20일간 서울경찰청의 집중감찰을 받았다. 채 전 서장은 “실적주의로 경찰은 점수에 묶인 노예가, 국민들은 잠재적 범죄자가 되고 있다”면서 “청문회에서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소신 있게 답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박 서장은 성과주의의 긍정적 효과를 부각시키며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경찰대 졸업 후 간부로 경찰 생활을 시작한 채 전 서장과는 달리 순경 출신인 박 서장은 하위직부터 고위 간부까지 30년 넘게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성과주의가 세계적인 추세이며 조직 내 경쟁을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박 서장이 조 후보자와 같은 부서에서 근무한 적이 없고, 그가 서장으로 있는 중부서가 관서 평가에서 중위권이었다는 것도 주장에 객관성을 부여할 전망이다. 박 서장은 “조직이라면 성과지표는 당연히 있어야 한다”면서 “청문회에서 성과주의에 대한 오해를 풀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조 후보자는 강남 유흥업주와 유착 의혹이 있는 경찰관 63명을 지목하고도 비위 사실을 단 한 건도 밝혀내지 못한 것에 대해 해명을 요구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관련 대책을 비롯한 경찰의 당면과제와 장기 발전방향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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