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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투병력 "굿바이~ 이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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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투병력 "굿바이~ 이라크"

입력
2010.08.19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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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 남아있던 미군의 마지막 전투여단이 19일(현지시간) 철수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N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이라크 주둔 미군의 제2 보병사단 제4 스트라이커 전투여단이 이날 오전 이라크 국경을 넘어 쿠웨이트에 마련된 캠프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2003년 3월 20일 이라크를 침공한 지 7년5개월만에 전투병들이 철군한 것이다.

스티븐 란자 사령관은 MSNBC와 인터뷰에서 “이로써 (침공 당시 작전명이던) ‘이라크의 자유’ 작전은 끝나고 ‘새로운 여명’ 작전으로 변경된다”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제4 스트라이커 전투여단의 철수가 완료되면 이라크 주둔 미군 규모는 5만6,000명 수준이 된다. 이라크 곳곳에 산재한 잔여 전투병력 6,000명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약속대로 이달 말까지 순차적으로 철수해 이라크 주둔 미군의 전투임무는 종료된다. 이로써 2003년 침공 당시 26만여명이던 미군은 이달 말 5만명으로 줄어들며, 주둔 미군은 이라크군대를 훈련시키고 자문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들 5만명 역시 2011년 12월 31일까지 모두 철수할 예정이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대변인은 MSNBC 방송에서 이라크에서 전투임무가 종료되는 것을 “역사적 순간”이라고 말했다.

역사적이라고 자평하는 철군이 이뤄졌지만 7년여의 전쟁은 깊은 상처를 남겼다. 미국은 4,415명의 젊은 목숨을 이라크에서 잃었다. 이라크전보다 앞서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온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사망한 연합군 수보다 2배가 넘는 수치다. 무엇보다 침공 이후 지금까지 10만명이 넘는 이라크인들이 목숨을 잃었고 300만명 안팎이 전쟁 난민으로 전락한 것에 대한 상당 부분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비판은 뼈아프다.

또 전쟁 개시 명분 중 어느 것 하나 달성하지 못한 채 철군하면서 이라크전을 미국이 승리한 전쟁이라고 말할 수 없게 됐다. 침공 명분이던 이라크 대량파괴무기는 하나도 찾지 못했고, 알카에다 등 테러 세력 색출도 이루지 못했다. 24년간 철권통치를 했던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렸지만 매달 수백명씩 죽어 나가는 현실에서 이라크 민주주의는 요원하다. 미국 국제안보 싱크탱크인 스트라트포는 17일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이라크를 실질적으로 통치할 수 있는 안정적인 정부가 구성될 때만 가능하다”고 지적했으나 3월 총선 이후 5개월 째 정부 공백 상태인데다 16일 정부구성 협상마저 결렬돼 안정적 정부는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미군 전투병력 철군과 맞물려 더욱 거세지는 무장세력의 공격으로 인해 향후 이라크 미래는 안갯속이다. 17일에는 이라크군 신병모집 건물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 59명이 숨지는 등 연일 이어지는 테러는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급기야 이라크군 장군이 “이라크군이 독자적인 치안 유지능력을 갖출 수 있는 2020년까지는 미군 주둔이 연장돼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로 치안불안은 철군 이후 가장 심각한 현안이다.

아울러 철군으로 인한 이웃 이란의 영향력도 높아져 이 지역이 미국에 지정학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스트라트포는 “이라크는 페르시아만에서 역사적으로 이란과 힘의 균형을 유지했었다”며 “약해진 이라크는 이란의 먹이감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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