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 직원들의 양재동 하나로클럽 ‘쪽문 출근’이 장기화할 움직임이다. 지난달 12일부터 본사 건물 앞에서 시작된 기아차 경차 모닝을 위탁ㆍ생산하는 동희오토의 협력업체 해고자 10여명의 시위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회사 정문이 해고자들의 시위와 이를 막으려는 맞시위의 장소가 되면서 직원들이 인근 하나로클럽으로 이어지는 ‘쪽문’을 통해 출퇴근을 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울상이다. 본사를 찾는 해외 판매점과 협력업체로부터 매번 ‘무슨 일이 생긴 거냐’는 질문을 받기 때문이다. 안내 데스크에서 일하는 김모(24)양은 “외국인들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큰 사고가 난 거냐’, ‘이런 분위기에서 어떻게 좋은 차를 만들 수 있냐’는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고 시위자들도 물러 서지 않을 태세다. 최근 집회 신고 기간이 끝나자 현대ㆍ기아차 맞은 편 코트라에 진을 치고 장기전에 들어 갔다. 일부 시위자는 아예 현대ㆍ기아차 대리점 앞에서 1인 시위에 들어갔다. 여기에 일부 시민단체까지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라’며 힘을 보태고 있다.
시위자들은 기아차가 직접 협상에 나서라고 요구한다. 한 시위자는 “정 회장이 직접 복직을 보장하고 왜곡된 하청구조를 바로 잡아 본사와 같은 수준의 임금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대ㆍ기아차는 ‘생떼’라는 입장이다. 기아차가 원도급업체가 아닌 만큼 협상할 권한도 의무도 없다는 것. 이 회사 관계자는 “시위대 중 일부 해고자는 충남지역 노동운동을 위해 위장 취업한 것으로 법원에서 판결까지 났다”며 “막무가내식 시위 때문에 유무형 피해가 막심하다”고 말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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