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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 실리 잃은 美 '이라크 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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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 실리 잃은 美 '이라크 7년'

입력
2010.08.19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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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은 역사상 가장 우스꽝스러운 전쟁 중 하나로 기억될 것 같다. 미군 전투병력의 완전 철수가 이뤄진 현 시점에서도 전쟁을 시작한 이유조차 제대로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2002년 9월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은 유엔에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쌓아 놓고 있다"며 전쟁 의도를 밝혔다. 그러나 9ㆍ11테러 응징 등 명분이 뚜렷했던 아프간 전쟁과 달리 이라크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은 냉담했다. 독일 프랑스 등 대다수 국가들이 동의하지 않았고, 유엔은 무력사용을 승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2003년 3월 18일 부시 대통령은 사담 후세인 당시 이라크 대통령에게 "48시간 안에 이라크를 떠나지 않으면 침공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하고, 이틀 뒤 전쟁을 시작했다. 미국 주도의 전쟁에 동참한 토니 블레어 당시 영국 총리는 '부시의 푸들'이란 모욕적 별명을 얻었다. 4월 9일 수도 바그다드가 함락됐고, 5월 1일 부시 대통령은 "주요 작전이 끝났다"고 선언했다. 후세인은 12월 은신처에서 붙잡혀 시아파 무슬림 학살 혐의로 2006년 처형됐다.

그러나 전쟁의 명분이었던 대량살상무기는 이후 지금까지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2004년 4월 아부그라이브 수용소에서 미군이 이라크 포로들을 고문하며 '자랑스럽게' 찍은 사진들이 공개됐다. 11월에는 저항이 거셌던 팔루자 지역에 유엔이 금지한 인화성물질 백린탄과 방사능 관련 무기를 사용한 사실이 폭로됐다. 미국은 2004년 6월 새로 구성된 이라크 정부에 주권을 넘겼고 올해까지 3차례 총선이 치러졌다.

일부에선 전쟁의 이유가 석유였다고 하지만 이라크 재건과정에서 중국 등 비참전국들이 석유사업권 등을 따내 미국은 실리도 거의 챙기지 못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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