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몇이나 두느냐가 곧 부(富)의 상징이다’는 통설이 통계로도 입증됐다. 소득이나 자산 수준이 높은 가정일수록, 실제로 더 많은 아이를 낳는 현상이 확인됐다.
19일 통계청이 내놓은 ‘소득ㆍ자산에 따른 차별 출산력’보고서에 따르면, 2003~2009년 가구소득 5분위(상위 20%)에 속하는 배우자 있는 여성(25~44세)의 평균 출생아 수가 1분위(하위 20%) 여성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분위의 평균 출생아 수는 1.61명, 2분위 1.68명, 3분위 1.74명, 4분위 1.78명, 5분위 1.82명 등으로 소득 수준과 자녀 수에 정확한 정비례 관계가 성립했다. 2009년의 경우 두 자녀 이상을 둔 가구의 비율은 1~5분위 별로 53.3%-61.8%-69.0%-68.9%-73.8%이어서, 역시 비례하는 모습을 보였다.
‘출산ㆍ양육=돈’이라는 사실은 다른 통계에서도 여실하게 확인됐다. 저소득층의 경우 자녀가 없는 비율도 높게 나타난 것. 1~5분위 별 무자녀 가구의 수는 19.7%-10.8%-6.7%-7.6%-7.7%였다. 자산 규모에 따른 차이도 뚜렷이 나타나, 자가(自家) 거주 가구의 출생아수는 1.90명이었으나 전월세 가구는 1.68명에 그쳤다.
특이한 점은 남편 소득과 출생아수는 확실한 비례 관계인 반면, 아내 소득과 출생아수는 오히려 반비례 관계를 보였다는 것. 직업을 갖고 있어 소득이 높은 여성일 수록 아이를 덜 낳는다는 얘기인데, 아무래도 직장일과 가사ㆍ양육을 병행하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남편 수입이 많은 외벌이 가정’에서 가장 출산이 왕성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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