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정보기술(IT) 업계의 상생을 직접 챙기기 위해 나섰다.
방통위는 18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최시중 위원장, 이석채 KT 회장, 정만원 SK텔레콤 사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홍원표 삼성전자 부사장, 이상봉 LG전자 부사장, 김상헌 NHN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상생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방통위는 앞으로 통신업체들의 상생 협력 결과를 보고 받고 최 위원장이 직접 현장 점검을 거친 뒤 11월 말 추가 간담회를 갖기로 했다.
상생을 단순히 업체에 맡기기 보다 정부가 정책 차원에서 적극 챙기겠다는 의지다. 최 위원장은 "IT 분야의 상생은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애플, 구글 같은 세계적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대기업들이 상생 협력에 적극 동참해 중소기업에 실질적 도움이 되고 국내 IT 산업 발전에도 기여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통신서비스 업체들도 1차 협력업체 뿐 아니라 2, 3차 협력업체까지 협력 실태를 점검해 상생 계획을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KT는 중소기업의 자금 개선을 위해 하반기에 1,400억원을 대출해 주고 1,000억원의 중소 벤처투자펀드를 마련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게임벤처 지원을 위해 10, 11월 중 게임펀드에 177억원을 추가 출자하기로 했으며, 1,000억원을 들여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 개발을 지원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이달 중 구축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도 이달 중 25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 펀드를 조성해 협력업체들에게 저금리로 대출해 줄 예정이다. 또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100억원 규모의 '탈통신' 투자펀드도 조성한다. NHN은 하반기 중 인터넷 광고 표준화 작업을 추진해 중소 인터넷 업체들이 광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로 했다.
그러나 방통위에서 상생에 도움이 될 만한 실질적 정책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이 이번 간담회의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업체들의 상생 협력 결과를 보고받고 위원장이 현장을 돌아보는 것이 전부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IT 업체들을 위한 신문고 제도 신설 등의 의견이 나왔으나 중소기업청에 기업호민관실이 있는 만큼 또 신문고를 만들 필요가 있겠냐는 판단에 따라 심도있게 논의하지 않았다"며 "지속적으로 상생 협력에 대해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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