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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의욕만 앞선 특검의 '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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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의욕만 앞선 특검의 '오버'

입력
2010.08.1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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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검사 접대)장부를 제출해 달라고 계속 (제보자 정모씨를) 설득하고 있습니다."

"접대 내용을 기록해 둔 수첩이라면 몰라도 새로운 장부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스폰서 검사' 의혹을 수사 중인 민경식 특별검사팀과 이 사건을 최초 제보한 정씨가 각기 밝힌 '장부'의 진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특검팀이 문제의 '새로운' 장부를 처음 언급한 것은 17일 브리핑에서였다. 이준 특검보는 "정씨가 아직 노출이 안 된 장부가 더 있으며, 그 장부는 압수수색해도 나오지 않을 곳에 감춰 뒀다고 진술해 정씨를 설득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향응을 받은 새로운 검사 명단이 추가로 나올 수도 있다는 뜻이어서 그 내용은 곧바로 18일자 대부분의 신문에 크게 보도됐다.

그런데 보도가 나간 뒤 정씨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정씨 측은 "특검 조사에서 정씨가 장부라는 단어는 한 번도 쓴 적이 없다. 다만 과거 진정서를 쓸 때 바탕으로 한 원본 수첩이 어딘가 있을 거라는 얘기만 했다"고 말했다.

결국, 특검은 정씨가 말한 원본 수첩을 새로운 장부로 본 것이다. 정씨 측의 주장을 전하자 특검팀은 "수첩이나 장부나 다를 게 없다. 그게 그것 아닌가"라는 이해할 수 없는 반응을 보였다.

특검팀은 무엇이 문제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건 수첩이니 장부니 하는 표현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담고 있는 내용이 새로운 것이냐 아니냐의 문제다. 원본 수첩이 있다는 얘기는 처음 나온 것도 아니다. 특검팀이 이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의욕이 앞서 돌출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수사의 성패는 수사팀에 대한 신뢰에 따라 갈릴 수 있다. 특검팀은 이 점을 되새길 필요가 있겠다.

강아름 사회부 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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