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지가 적힌 여권을 얼핏 공개했다. 2008년 미 대선 당시부터 불거졌던 오바마의 출생지 논란이 아직도 신경 쓰이는 분위기다.
백악관은 지난 13일 공식 블로그 사이트에 백악관 웨스트윙(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진이 있는 서관)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일상을 다룬 동영상을 올렸다. 약 6분 분량의 동영상 중간에 한 직원이 오바마 대통령의 여권을 공개하는 장면이 나온다. 여권에는 그의 출생지가 '미국 하와이'로 명시돼 있다.
출생지가 문제가 되는 것은 미 헌법이 대통령 자격요건으로 '미국에서 태어난 시민권자'를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원과 극우파들은 케냐 출신 아버지를 두고, 인도네시아에서 계부 등과 함께 유년 시절을 보낸 복잡한 오바마의 가족 관계를 근거로 오바마의 정통성을 의심해 왔다. 이달 초 오바마 대통령의 49회 생일을 맞아 CNN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공화당원 41%는 오바마 대통령이 외국에서 태어났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미 정치전문 웹진 폴리티코는 17일 백악관이 여권의 일부 정보를 가리는 바람에 의문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동영상에서 여권 발급일자와 유효기간을 가렸다. 한편 백악관은 이 동영상에서 미국 대통령도 해외를 방문할 때는 예외 없이 여권에 출입국 심사 도장을 받는다며 오바마의 여권 속지를 내보이기도 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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