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중 술에 취해 흔히 '필름이 끊겼다'고 표현하는 블랙아웃 현상을 경험한 사람은 33.9%. 특히 남성은 43.8%로 2명 중 1명 꼴이다. 재생되지 않는 간밤의 기억에 놀라다가도 몇 번 반복되다 보면 "나이 탓이려니..." 하며 넘겨버리곤 하는 이런 증세의 끝은 알코올성 치매일 수 있다.
KBS 1TV '생로병사의 비밀'은 19일 밤 10시에 여름기획 5부작의 하나로 블랙아웃 현상의 실체를 속속들이 살펴본 '술 취한 뇌의 경고, 필름 끊김 현상' 편을 방송한다.
음주경력 29년의 개그맨 김정열씨는 일주일에 너댓 번, 그것도 필름이 끊길 때까지 술을 마시는데, 요즘 부쩍 기억력이 나빠져 고민이다. 술잔만 받으면 '원샷' 하는 김용두씨, 소주 5병 이상 마시는 날이 일주일에 두세 번이라는 이광석씨도 최근 들어 자주 필름이 끊겨 걱정이다. 이런 블랙아웃 현상은 왜 생길까, 이때 우리 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제작진은 이들 3명을 대상으로 뇌기능을 파악하는 신경인지기능검사와 뇌의 신진대사 상태를 확인하는 양전자단층촬영(PET)을 실시, 위험에 처한 뇌가 보내는 적신호인 블랙아웃 현상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신체에서 알코올에 가장 취약한 부분은 바로 뇌다. 특히 임신한 상태에서 술을 마셨을 경우 태아에게 미치는 악영향은 막대하다. 일본 홋카이도대학 사이토 도시가쓰 교수의 연구 결과, 알코올을 섭취한 쥐에게서 태어난 새끼 쥐는 공격적인 폭력적인 성향을 보였다. 뇌 신경세포 네트워크 형성에 장애를 일으키고 심각한 경우 정신분열증이나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 종내는 알코올성 치매에 이르는 알코올의 무서운 파괴력에 대해 살펴보고, 더 늦기 전에 불행한 질주를 멈출 수 있는 건강한 음주법도 소개한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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