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7일 베트남과 처음으로 고위급 국방회담을 가졌다. 미국은 최근 베트남과의 핵 기술 협력 협정 체결 움직임 등 친 베트남 행보를 이어가며 베트남과 국경을 맞댄 중국을 견제하는 데 힘쓰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로버트 쉬어 미 국방차관보는 이날 빙 응옌 치 베트남 국방차관과 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담은 상호 신뢰와 이해, 존중에 기반한 양국 국방 관계를 한 단계 진전시키는 역사적이고 중요한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15년 전 양국 외교 관계가 정상화한 이후 지금까지 안보 관련 회담은 국방부가 아닌 외무부를 통해 이뤄져 왔다. 특히 쉬어 차관보는 “회담에서 중국의 국방 현대화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나눌 기회를 가졌다”고 말해 베트남과의 군사 협력 강화 방침이 중국을 염두에 둔 것임을 시사했다. 빙 차관도 이 같은 점을 의식한 듯 “우리는 이 같은 협력이 베트남과 미국 모두에게 이득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며 “또한 다른 어떤 나라의 이익을 해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달에만 미 항공모함 조지워싱턴 호와 이지스 구축함 존 매케인호가 베트남에 기항해 친선활동을 진행하는 등 양국 군사 교류가 강화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1964년 통킹만 사건(북베트남의 미 군함 공격)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하게 된 점을 감안하면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된 셈이다.
미국은 또 베트남에 우라늄 농축을 비롯한 원자력 기술을 전수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핵 기술 협력 협정을 체결하는 최종 단계에 와 있다고 미 언론들이 최근 보도한 바 있다. 중국 견제 의도를 담고 있는 양국의 핵 협정 추진에 대해 중국은 “국제 안정을 깨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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