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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폐렴 사망자의 70%가 고령인, 고열 기침 지속땐 진찰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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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폐렴 사망자의 70%가 고령인, 고열 기침 지속땐 진찰 꼭!

입력
2010.08.1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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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드레 김, 백남봉, 배삼룡…. 최근 유명인사들이 폐렴으로 잇따라 별세하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은 지난 2005년 5월 대장암과 담석수술을 한 뒤 항암치료를 받던 중 지난달 중순께 악화한 폐렴 합병증으로 타계했다. 얼마 전 코미디언 백남봉ㆍ배삼룡씨도 폐렴 합병증으로 별세했다.

이처럼 폐렴은 고령인이나 심혈관계 질환, 호흡기 질환, 간 질환, 당뇨병 환자 등 만성 질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노화나 질병으로 폐의 기능과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이므로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되기 쉬울 뿐만 아니라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치료가 어렵기 때문이다.

65세 이상 고령인ㆍ만성 질환자에게 치명적

폐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미생물 감염으로 폐에 염증이 생긴 질환이다. 보통 가래를 동반한 기침과 호흡 곤란, 가슴 통증, 피 섞인 가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고열과 식욕부진, 피로 등의 전신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젊은이는 약을 먹고 통원 치료를 받으면서 휴식만 취해도 상태가 호전되지만, 65세 이상 고령인인 경우에는 80% 이상이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입원 기간도 15~30일 정도로 일반 성인보다 2배 정도 길고, 증세가 쉽게 호전되지 않아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어린이에 비해 고령인의 폐렴 사망자는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폐렴 사망자를 연령별로 분류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4세 이하 어린이 폐렴 사망자는 1983년 2,108명에서 2006년 36명으로 크게 줄었다. 반면 70세 이상 폐렴 사망자는 1983년 601명에서 2006년 3,449명으로 급증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령인의 폐렴 사망률이 젊은이보다 3~5배 정도 높고, 폐렴 사망자의 70%는 고령인”이라며 “앞으로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만성 질환자가 늘면서 고령인 폐렴환자와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령인의 식욕저하, 기력쇠퇴, 기침, 가래 등 증세 세심히 살펴야

폐렴은 초기 진화가 중요하다. 폐렴을 단순 감기로 착각해 감기약만 먹으면 염증이 더 커지고 폐렴이 악화해 치료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따라서 38.3도 이상의 고열이 지속되고 의식이 혼미해지며, 감기약을 먹어도 전혀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구토를 일으킬 정도로 심한 기침이 나고, 호흡 수가 1분 당 30회 이상이 될 정도로 숨이 차며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도 폐렴을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인의 경우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노인성 폐렴은 일반 폐렴과 달리 서서히 진행되고 열을 동반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병원 밖에서 감염된 노인성 폐렴 환자의 20%는 입원 당시 열이 나지 않았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발열도 전신 상태가 양호한 경우에만 나타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령인들은 설사와 열, 기침, 가래, 숨가쁨, 기력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대부분 나이가 들어 생기는 자연스러운 증상으로 여기고 방치하기 십상이다. 그러다 보면 증세가 단시간에 극도로 악화할 수 있다. 심하면 폐세포가 파괴되고, 호흡부전, 패혈증, 뇌수막염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노인성 폐렴은 초기에 발견하기 어렵고 진행속도가 빠르므로 감기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기침과 가래, 기력저하, 고열 등의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면 이미 폐렴이 상당히 진행됐을 수 있다.

고령인ㆍ만성 질환자는 폐렴구균백신 접종을

세균성 폐렴을 일으키는 폐렴구균은 예방이 가능하다. 폐렴구균은 일반인의 40%에게서 발견될 정도로 흔한 세균으로, 이것을 갖고 있다고 해서 모두 폐렴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다만 몸에 면역력이 떨어지면 발현해 폐렴 등 폐렴구균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폐렴구균 질환은 패혈증, 늑막염, 뇌수막염 같은 2차 합병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고령인과 만성 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성인을 위한 폐렴구균 백신으로는 ‘뉴모23’(사노피파스퇴르)과 ‘프로디악스23’(MSD)가 있으며, 영유아용으로는 ‘신플로릭스’(GSK), ‘프리베나13’(화이자) 등이 있다.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한다고 해서 폐렴에 걸리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폐렴으로 인한 치명적인 합병증과 사망률은 크게 낮출 수 있다.

대한감염학회는 50세 이상 고령인은 모두 매년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재갑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어른도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데 대한 인식이 낮아 성인 접종률이 30%대로 영유아접종률(60%)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성인은 폐렴구균 백신을 평생 1~2회만 접종해도 폐렴구균 질환 발병률과 사망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폐렴을 예방하려면 일상생활도 철저히 관리해 면역력을 높여야 한다. 손을 깨끗이 씻고 규칙적이고 영양 있는 식사와 하루 6~8시간의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구강 내 세균이 폐로 들어가 폐렴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평소 양치질 등 구강청결에도 힘써야 한다. 실내 온도는 26~28도, 습도는 40~50%로 적당히 유지하고, 실내외 온도차는 5도를 넘지 않도록 한다. 또 수시로 창문을 열어 실내 환기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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