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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 주지사' 블라고예비치 사실상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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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 주지사' 블라고예비치 사실상 무죄

입력
2010.08.18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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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한 미국 정치의 상징으로 꼽혀온 라드 블라고예비치 전 일리노이 주지사가 혐의 대부분을 벗었다. 부패, 갈취 등 무려 24개 혐의로 기소된 블라고예비치에 대해 배심원단은 17일(현지시간) 23개 혐의에 무죄를 평결했다. 유죄가 인정된 1개 혐의도 비리가 아닌 허위진술이어서, 이번 사건은 연방검찰의 완패로 귀결되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의 무죄 평결로 2년 전 그가 체포될 당시 일었던 일리노이주의 부패 척결에 대한 기대도 함께 사라져, 정치적인 파장도 커지고 있다.

배심원단은 이날 블라고예비치에 대해 단지 연방수사국(FBI)에 허위 진술한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으로 공석이 된 일리노이주 연방상원 의원직에 대한 매관매직, 뇌물수수, 사기 등 핵심 혐의에 대해선 유죄 판단에 합의하지 못했다. 이에 판사는 미결정 심리를 선언하고 재판을 종결했으며, 검찰 측은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인 블라고예비치의 혐의는 부패로 얼룩진 일리노이주는 물론 미국 정치권의 개혁 운동으로까지 연결됐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40년 동안 일리노이주에서 부패로 처벌을 받은 공무원과 기업인은 약 1,000명에 달한다. 지금까지 주지사 8명 가운데 5명이 사기나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되거나 체포됐다. 블라고예비치의 전임자였던 공화당의 조지 라이언 전 주지사는 사기 등의 혐의로 징역 6년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그러나 이날 배심원단의 평결이 나오면서 개혁에 대한 기대가 물거품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패트릭 콜린스 전 일리노이주 연방검사는 “근본인 개혁을 할 완벽한 기회를 놓쳤다”고 아쉬워했다.

파장은 11월 중간 선거를 앞둔 민주당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블라고예비치 측은 재판과정에서 람 이매뉴얼 백악관 비서실장과 발레리 재럿 백악관 선임고문 등은 물론 오바마 대통령까지 증인으로 신청하는 등 이 사건에 백악관을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여러 정황상 블라고예비치와 오바마 행정부가 긴밀하게 얽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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