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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발레 프로젝트 'JOY' "춤추는 악기를 보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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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발레 프로젝트 'JOY' "춤추는 악기를 보게 될 것"

입력
2010.08.1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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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이 넘어 시작한 무용. 그러나 단숨에 미국 줄리어드대 무용원에 합격했다. 1980년대 한국에서, 특히 남자로선 드문 일이었다. 졸업 후에도 늦깎이 인재를 외국에서 먼저 알아봤다.

서울발레시어터 상임안무가 제임스 전(50), 안성수(48) 안성수픽업그룹 대표는 닮은 점이 많다. 각각 회계학도, 영화감독을 꿈꾸며 미국 유학길에 올랐지만 낯선 땅에서 정작 이들을 붙든 건 무용이었다. 졸업 후 제임스 전은 프랑스 굴지의 모리스베자르 발레단에 입단했고, 안성수 대표는 뉴욕에서 자신의 무용단 '성수 안 픽업그룹'을 만들어 공연과 초빙안무로 바쁜 나날을 보냈다.

현재 한국 발레와 현대무용의 대표적 안무가로 각각 자리매김한 두 줄리어드 선후배가 뭉친다. 서울발레시어터가 지난해부터 기획한 '모던 프로젝트' 2탄인 'JOY'에서다. 27, 28일 과천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이번 무대에서 두 사람은 자기 색이 뚜렷한 모던발레 두 편을 선보인다.

안성수의 '영웅'은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 1악장에 맞춰 펼쳐진다. 베토벤은 동작을 만들어내기 까다롭다는 이유로 무용에서 사용을 꺼리는 작곡가. 안성수는 이런 베토벤의 음악을 최소 단위로 쪼갠 후 꼼꼼히 동작을 배치했다. "우리 시대 진정한 영웅은 땀 흘리며 노력하는 자"라는 그의 말처럼, 밀도 높은 안무에 무용수는 무대에서 땀을 비 오듯 쏟아낼 수밖에 없다.

16명의 무용수가 20분 동안 쉴 틈 없이 빠른 무대를 선사한다. 여자무용수는 무릎까지 오는 살색 원피스, 남자무용수는 검은 양복바지에 살색 셔츠를 입어 발레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지만, 춤은 엄연히 발레다. 제임스 전은 "춤추는 악기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전의 '세레나데'는 차이코프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 전 악장을 다룬다. 그는 이 곡에서 미국 유학시절 봤던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 반도의 바다와 갈매기를 소재로 삼아 삶의 사이클을 표현했다. 1악장은 태동하는 아침, 2악장은 활동적인 낮, 3악장은 소멸하는 밤, 4악장은 새로운 아침을 나타내는 식이다. 1999년 일본에서 초연한 뒤 국내에서 2004년까지 공연한 작품으로, 이번에 3악장을 대거 수정했다. 처연하게 죽어가는 갈매기의 몸짓을 강하게 고조시켜 극적 느낌을 더한 것이다. 24명의 남녀무용수들이 공통적으로 360도의 하얀색 로맨틱 튀튀(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종 모양의 발레 의상)를 입고 갈매기가 된다.

제임스 전은 "두 작품은 스토리가 없으므로 명화를 감상하듯이 그저 몸짓과 음악을 편안히 즐기면 된다"고 감상법을 귀띔했다.

김혜경기자 thanks@hk.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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