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조가 17일 방송 예정이던 ‘PD수첩’의 4대강 운하 의혹 편에 대한 경영진의 방송 보류 결정을 사실상 사전검열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18일 MBC를 항의 방문했고, 야4당이 공조 움직임을 보이는 등 정치권도 들썩이고 있다.
MBC 노조는 18일 오전 긴급 대의원회를 열고 “사장이 방송 전 사전 시사를 요구하고 이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방송을 보류한 것은 전례가 없을 뿐 아니라 언론사의 핵심 기능인 자율성과 독립성을 훼손한 행위”라고 주장하고 사측에 긴급 공정방송협의회 개최를 요구했다. 노조는 이 프로그램의 방송이 관철될 때까지 19일부터 김재철 사장 등 임원들의 출근을 막고 항의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MBC 시사교양국 PD들도 총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PD수첩 제작진은 프로그램이 계속 방송되지 않을 경우 전면 제작거부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MBC 사측은 이날 ‘회사 입장’을 발표하고 “이사회가 사전 시사를 요청한 것은 4대강 관련 ‘비밀팀’의 존재 등 사실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있었기 때문이며 이는 시청자의 신뢰를 지키고 공정방송을 실현하기 위한 최소한의 의무”라고 주장했다. 사측은 이어 “사실과 관련된 의혹이 해소되고 방송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PD수첩은 다음 주라도 방송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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