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품질관리2부 조규철(45) 과장은 4만명이 넘는 이 회사 직원들 사이에서 아이디어를 짜내 비용을 줄이는 방안을 찾는데 ‘귀신’으로 통한다.
회사 측은 그가 낸 아이디어로 11년간 무려 99억원 상당의 원가절감 효과를 거둬 18일 직원 최초로 사내제안제도 최고상인 ‘품질 챔피언상’을 수여했다.
현대차는 원가절감을 위해 1997년부터 제안 마일리지제도를 운영, 전 직원의 참여를 유도해왔다. 특급제안은 2,000점, 1급 1,000점, 2급 500점, 3급 200점 등을 부여해 누적점수가 5,000점 이상이면 브론즈 스타, 1만점 이상이면 실버 스타, 1만5,000점 이상이면 골드 스타, 2만점 이상이면 품질 챔피언상을 준다. 현재까지 골드 스타 3명, 실버 스타 9명, 브론즈 스타가 41명이나 탄생했지만 품질 챔피언은 총 2만100점을 획득한 조 과장이 유일하다. 이번 챔피언 등극으로 그는 대표이사 표창에다 포상금 200만원, 부부동반 해외연수 특전까지 받게 됐다.
2000년부터 제안활동에 참여하기 시작한 조 과장은 지금까지 특급 2건을 비롯해 1급 8건, 2급 6건, 3급 13건 등 3급 이상 제안을 29건이나 보유하고 있다. 또 지난 11년간 그가 근무한 사업부의 전체 제안 절감실적 가운데 12.5%가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특히 2007년 우여곡절 끝에 1급 제안이자 국내 특허까지 받은 싼타페 차량의 루프랙 크로스바 작동구조 변경은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다. 루프랙 크로스바는 자동차 지붕 위에 짐을 실을 수 있도록 설치하는 구조물로, 그간 현대차는 미국 특허권을 가진 방식으로 이 구조물을 차량에 장착, 엄청난 특허비용을 지급해왔으나 조 과장이 새로운 작동방식을 제안해 국내 특허를 획득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에 지급했던 연간 26억원에 이르는 특허비용을 절감하게 됐다.
조 과장은 “업무를 개선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지만 자신의 업무에 대해 좀 더 깊은 관심과 끈기만 있다면 누구나 도전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울산=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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