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자는 말이 많다’는 속어가 있다. 그래서 냉정한 승부의 세계인 스포츠에서는 패자의 패인이 화제가 되기도 한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18일(한국시간) ‘스포츠계 최악의 변명들’이라는 제목으로 21가지 핑계들을 소개했다. 스포츠 선수들이 어떠한 핑계거리로 패배를 시인하지 않았는지 그들의‘변명백태’를 살펴봤다.
변명 중에서 ‘인신공격형’은 최악으로 꼽힌다. 잠비아의 테니스 선수인 라이트온 느데파일은 2006년 지역 토너먼트에서 무숨바 뷰일라에 패하자 느닷없이 인신공격을 퍼부었다. 그는 “뷰일라는 멍청하고 아무런 희망이 없는 선수다. 큰 코와 사시 눈을 가져 어떤 여자도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공격했다. 뜬금 없는 ‘국부보호대’ 탓도 했다. 느데파일은 “남자의 중심부를 보호하기 위해 찬 국부보호대가 너무 꽉 조여서 상대가 서브할 때 집중할 수 없었다”고 능청스러운 핑계를 댔다.
‘액운’을 탓하는 선수도 있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타일러 해밀턴(사이클)은 2005년 도핑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타나자 이상한 핑계거리를 늘어놓았다. 그는 “내 몸에 다소 다른 종류의 피가 흐르고 있는 건 자궁에서 죽은 쌍둥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결국 ‘액운 핑계’는 받아들여지지 않아 그는 2년 출전 정지를 당했다.
개구리의 울음 소리도 핑계가 됐다. 우크라이나는 2006년 크리켓 월드컵에서 스페인에 0-4로 완패하자 “어제 독일 포츠담의 팀 숙소에서 개구리 울음 소리 탓에 잠을 자지 못한 게 패인”이라고 둘러댔다. 바쉬추크는 “개구리 소리가 소음에 가까워 우리 모두 하키 스틱을 들고 개구리를 잡으러 나가는 것에 동의했다”고 불만을 내뱉었다.
잉글랜드의 골키퍼 데이비드 제임스(브리스톨 시티)는 골문에서 자신의 위험한 ‘하이킥 습성’을 게임기 탓으로 돌렸다. 그는 “FIFA 축구경기를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많이 하다 보니 감염됐다”는 황당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미국 피겨 스케이팅의 조니 위어는 2006년 자신이 이벤트에 지각한 이유에 대해 “심적으로 안정되지 못해 나의 아우라를 느낄 수 없었다. 아우라를 찾을 때까지 시간이 필요했다”고 엉뚱한 변명을 던졌다. 하지만 위어의 지각 이유는 버스를 놓친 것 때문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 음식과 날씨, 용품을 패인 탓으로 돌리는 것은 일반적이다. 미국의 테니스 스타 세레나 윌리엄스는 2006년 호주오픈에서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에 패하자 “식중독 때문에 제 경기를 펼칠 수 없었다”고 변명했다. 또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은 유로 2004 첫 경기에서 덴마크와 0-0으로 비기자 단체로 “마치 달군 모래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의 거친 축구화 때문에 경기를 망쳤다”고 말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