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도 되기 전에 증시에서 ‘연말 보너스’에 대한 기대가 솟아나고 있다. 주가가 심하게 출렁거리고 있는 탓에 배당시즌이 본격화하기 전인데도, 배당주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것. 대개 주가 차익에 ‘플러스 알파’인 배당수익까지 노려 연말에 배당주 몸값이 오르는 게 과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8월 중 배당지수(유가증권시장의 고배당주 50개 종목으로 구성)는 1.59%나 상승,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0.15%) 상승률을 압도했다. 이날도 배당지수는 0.92%가 상승해 코스피지수(0.4%)보다 두 배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배당주 몸값이 일찍 뜨는 이유는 뭘까. NH투자증권은 “지금처럼 시장이 혼란할 땐 약세장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내는 배당주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배당을 지속적으로 많이 하는 기업들은 꾸준히 이익을 내는 등 사업구조나 자금사정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주가도 부침이 크기 않기 때문.
실제 배당주는 상승장에선 시장평균 수익률에 뒤졌지만 하락장에선 덜 빠지는 특성을 보였다. NH투자증권이 2000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코스피지수와 배당지수 성과를 비교한 결과, 주가 하락기에 코스피지수는 평균 5.9% 떨어진 반면 배당지수 하락률은 낙폭이 2.8%에 불과했다.
특히 올해는 배당주가 예년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낼 전망이다. 최대 실적잔치를 벌이고 있는 상장기업들이 이익이 늘어나는 만큼 배당도 늘릴 것이기 때문. NH투자증권은 코스피100지수 기업들의 총 배당규모가 올해 17조6,000억원으로 작년(9조4,000억원)보다 90%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8월이 배당주에 대한 투자 적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주가 흐름을 분석한 결과, 배당주는 8월부터 코스피 대비 강세를 보이다가 배당이 임박한 12월에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교보증권 변준호 연구원은 “최근 몇년새 8~9월 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와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배당주 투자시기가 앞당겨졌다”며 “연말에는 주가 상승으로 배당수익 이상의 차익을 실현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면서 오히려 주가는 하락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김형렬 연구위원은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배당수익률이 예상되는 만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배당금이 꾸준히 늘어났고 이익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된 종목을 고르라”며 휴켐스, 웅진씽크빅, 한솔케미칼, 한라공조 등을 추천했다. 교보증권 변 연구원도 실적 개선과 함께 2% 이상의 배당수익률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무림페이퍼, KT, 대덕전자, LG유플러스 등을 꼽았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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