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금관 중 가장 크고 화려한 천마총 금관(국보 188호)이 36년 만에 서울 나들이를 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7일부터 내년 2월13일까지 천마총 금관과 허리띠를 선사ㆍ고대관 신라실에서 전시한다.
천마총 금관은 1973년 발굴돼 이듬해인 1974년 서울 경복궁 박물관(현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 ‘신라명보’ 특별전에 출품된 이래 처음으로 서울에서 전시되는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용산박물관 개관 5주년을 기념해 9월7일부터는 황남대총 금관(국보 191호)도 함께 전시할 계획이어서 서울에서 신라의 황금문화를 대표하는 두 금관을 함께 감상할 수 있게 된다.
천마총은 경북 경주시 황남동 대릉원에 있는 155호 무덤을 발굴한 결과 천마(天馬)가 그려진 말다래(말을 탄 사람의 옷에 진흙 등이 튀어 묻지 않도록 말의 배 양쪽에 대는 판)가 출토되면서 천마총으로 이름이 붙여졌다. 당시 돌무지덧널무덤에 대한 구조가 밝혀지고 화려한 부장품이 나와 신라 고고학의 새 장을 열었다.
현재까지 알려진 신라 금관 6점 중 금관총, 서봉총, 금령총 금관 등 3점은 일제강점기에 발굴됐으며, 천마총 금관은 우리 손으로 발굴한 최초의 금관이다.
천마총 금관은 높이 32.5cm, 무게 1,262.6g으로 현재까지 발견된 신라 금관 중에서 가장 크다. 둥근 관테 위에 3개의 나뭇가지와 2개의 사슴뿔 모양 세움장식이 있고 58개의 곱은 옥과 382개의 둥근 달개를 달아 매우 화려하고 정교해 신라 황금문화의 정수로 꼽힌다. 특히 나뭇가지 세움장식이 3단인 황남대총 금관에 비해 1단이 더 많은 4단으로 6세기 신라 금관의 특징을 보여준다.
나뭇가지와 사슴뿔은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매개체를, 곱은 옥은 태아의 모습으로 생명체를, 달개는 생명의 열매를 뜻하는 것으로 국가 수장이자 제사장이었던 신라 국왕의 신성함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시에는 국보 190호인 천마총 허리띠도 함께 나왔다. 44매의 띠구미개와 띠고리, 띠끝장식, 13줄의 금제 드리개와 2줄의 금동제 드리개로 구성되어 있다. 띠꾸미개는 허리띠에 붙이는 방형판에 세잎무늬가 맞새김되어 있고, 잎무늬가 표현된 하트 모양 드림이 매달려 있다. 띠드리개 끝에는 물고기ㆍ주머니ㆍ족집게ㆍ곱은 옥 등이 달려 있는데 고대 북방의 유목민들이 생활도구를 허리에 차고 다녔던 풍습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길이 125cm, 무게 1,382.3g이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천마총의 주인공에 대해서는 지증왕설이 있으나 아직 정확히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박물관은 17일부터 11월28일까지 선사 고대관 고구려실에서 고구려 후기 무덤벽화를 대표하는 강서중묘의 사신도(四神圖) 벽화 모사도를 전시한다.
평안남도 남포시 강서구역 삼묘리에 있는 3개의 대형 무덤 중 하나인 강서중묘에서 발견된 사신도 벽화의 모사도는 1912년 제실박물관이 무덤 벽화를 실물 크기 그대로 그린 것으로 최근 보존처리를 거쳐 100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모사도는 동벽의 청룡도(靑龍圖), 서벽의 백호도(白虎圖), 남벽의 주작도(朱雀圖), 북벽의 현무도(玄武圖)와 천장에 그려진 천장도 등 5점이다.
강서중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무덤으로 6세기 이후 고구려인의 내세관이 잘 나타나 있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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