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명 투표 때문에 부결된 거 아니겠습니까.”
1실5본부8국을 1실8본부5국 체제로 바꾸려는 서울시의 조직개편안이 13일 열린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자 투표 진행을 지켜본 서울시와 시의원 일각에선 이런 탄식이 터져 나왔다.
조직개편안은 앞서 상임위인 시의회 재정경제위원회를 통과됐기 때문에 다들 본회의에서도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투표방식이 바뀌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당초 기명으로 이뤄질 예정이던 본회의 투표는 민주당 곽종상 의원이 무기명으로 할 것을 제안하면서 투표방식 변경을 두고 먼저 표결이 진행됐다. 102명 의원 중 66명의 찬성으로 무기명투표 실시가 결정됐고, 결국 본회의 투표에서 조직개편안을 반대하는 의원이 60명에 달해 부결됐다.
신설부서와 통합부서의 상임위 배정을 두고 의원들간 의견 대립으로 부결된 영향이 크지만 투표방식도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 한나라당 김용석 의원은 “무기명으로 진행될 경우 상임위 배분에 동의하지 않거나 당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의원이 반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명수 시의회 운영위원장도 “무기명 투표 때문에 부결된 영향도 일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시의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통상적으론 기명투표가 이뤄지지만 의견대립이 심하거나 의원들이 투표 결과가 노출되지 않는 게 낫다고 판단할 경우 무기명투표로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달 24일 열리는 임시회에 조직개편안을 다시 제출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의원들간 의견 대립이 어느 정도 해소돼 이번에는 투표 방식에 상관없이 조직개편안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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