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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어 기부가 반갑지 않은 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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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어 기부가 반갑지 않은 英

입력
2010.08.17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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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내달 출간될 회고록 <여정(journey)> 수익금 전부를 재향군인회(RBL)에 기부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론은 냉랭하기만 하다.

16일 블레어 측은 성명을 내고 "이번 기부결정은 군인들의 용기와 희생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예상기부금은 선금 460만파운드(약 85억원)에 책판매 수익까지 합하면 600만파운드(약 110억6,000만원) 정도가 될 전망이다. RBL 89년 역사상 최대 기부금이다. RBL의 크리스 심프킨스 사무총장은 "매우 관대한 제안"이라며 부상당한 군인들의 재활을 돕는 스포츠센터 건립에 쓰겠다며 환영했다.

하지만 영국인들의 반응은 떨떠름하다. 총리 재직 당시 '부시의 푸들'이라는 조롱까지 무릅쓰며 이라크 파병을 결정한 블레어 전총리의 위선이라는 것. 현지 언론들도 이번 결정에 대해 칭찬보다는 '죄책감 덜기의 일환'이라고 보도하고 있고, 반전단체들은 "피 묻은 돈보다 사과가 우선"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영국 전쟁저지연합 사무총장 린지 저먼는 인디펜던트에 "블레어는 이라크전에 대해 거짓말을 했지만 관련 청문회에서 일말의 후회도 표명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2004년 이라크에서 19세 아들을 잃은 로즈 젠틀씨도 가디언에 "기부결정이 반갑다고 블레어에 대한 감정이 바뀌진 않을 것이다. 여전히 그는 내 아들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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