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들에게 새 삶을 열어주는 희망의 기계를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뇌병변 2급 장애를 가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대학원생이 미국 명문대 박사과정에 전액 장학생으로 뽑혀 유학길에 오른다. 주인공은 20일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하는 김동원(27)씨로 28일 미국 미시간대(앤 하버)로 떠날 예정이다.
태어날 때부터 몸이 불편했던 김씨는 강한 의지와 노력으로 대학원 과정을 거뜬히 마쳤다. 2008년 2월 한양대 기계공학부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석사과정에 입학한 그는 필기를 빨리 하지 못해 친구의 노트를 복사해 가며 공부했다. “특별히 공부하는데 힘이 든 기억은 별로 없다”며 “다만 풀이과정이 많은 수학 과목이 좀 어려웠다”고 말했다.
지도교수인 장평훈 교수는“항상 밝고 긍정적인 태도로 주위와 잘 어울리고 연구성과도 탁월했다”며“개인적인 핸디캡에 굴복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이겨낸 것은 많은 학생들의 귀감이 될 만하다”고 칭찬했다.
재활공학을 전공한 김씨는 미국 대학원에서는 의공학을 공부할 계획이다. “장애의 원인과 개선방법을 연구하는 의학에 공학을 접목하는 연구를 통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도와주는 재활의학분야의 전문가가 되겠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공부하는데 도움을 준 학교에 대한 감사표시로 지난 10일 서남표 총장에게 “작지만 학교 발전에 써달라”며 100만원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또 “꿈을 가진 장애학생들이 카이스트에 더 많이 들어오도록 학교측도 입학기준을 유연하게 하고 학업환경도 개선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함께 전했다.
대전=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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