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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8월 17일] 막말,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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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8월 17일] 막말,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입력
2010.08.1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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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방송, 정치권, 법정, 학교, 경찰 가릴 것 없이 사회 곳곳에서 연일 인격 모욕 언어가 난무하고 있다. 어쩌다 우리사회가 이렇게 말의 절제를 잃고, 다른 사람을 조금도 배려하지 않는 천박한 집단이 됐는지 정말 부끄럽고 걱정스럽다.

SBS '일요일이 좋다-영웅호걸'에 출연한 여성출연자들이 "얼굴에 싼 티 나는" "가슴이 너무 작다"등 상대의 외모를 비방하는 막말을 쏟아냈다. 70대 노인에게 막말을 했던 판사는 그 전에도 비슷한 말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청장 내정자는 오열하는 천안함 유가족을 동물에 비하했다. 학비까지 지원받는 녀석이"라는 말로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상처를 준 교사도 있다.

나쁜 언어는 전염병과 같다. 쉽게 퍼지고, 한 번 감염되면 좀처럼 낫지 않는다. 생각이나 마음이 언어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언어가 행동이나 가치관을 결정하기도 한다. 때문에 영향력이 큰 연예인이나 사회지도층, 교사들의 막말을 단순히 개인의 교양과 인격 문제로 돌려서는 안 된다. 특히 방송과 학교에서의 언어 사용은 청소년들의 언어 습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최근 막말이 더욱 심각해지자 정부는 방송의 언어폭력과 욕설에 대한 심의기준을 강화하고 금칙어 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초ㆍ중ㆍ고교의 학생생활규정에 언어와 관련된 규칙을 손질하는 등 범 정부적 차원의 청소년 언어순화와 인성교육에 나섰다. 서울중앙지법은 자체적으로 '법관으로서 사용해서는 안될 말'을 자료로 만들어 배포하고, 조정과정을 비디오 모니터링하는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바람직하고 필요한 대책이지만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미지수다. 지금까지 막말문제가 터질 때마다 정부는 규제와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말뿐이었다. 방송의 경우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고, 학교에서의 언어순화교육은 형식에 그치곤 했다. 지속적인 언어정책ㆍ교육과 더불어 지도층의 언어에 대한 책임의식이 절실하다. 품위 있는 사회와 인간관계는 언어로 시작돼 언어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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