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와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가 한국 국적을 포기한 ‘미국 국적자’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국회 인사청문 자료에 따르면 박 후보자의 딸은 1987년 미국에서 태어나 자동으로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이 경우 출생에 의한 이중 국적에 해당하기 때문에 만 22세가 되기 전에 하나의 국적을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박 후보자의 딸은 지난해 국적 선택을 하지 않아 한국 국적을 자동 상실했다. 법적으로는 완벽하게 미국 시민인 셈이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측은 “미국 시민권을 상실하면 대학 등록금이 올라가기 때문에 지난해 국적 선택을 미뤘다”면서 “올해 박 후보자 딸이 학교를 졸업하고 귀국해 지난달 법무부에 한국 국적 취득 신청서를 낸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진 후보자의 딸도 81년 진 후보자 부부가 미국에서 유학하던 중에 태어났다. 진 후보자의 딸 역시 출생에 의한 이중 국적 상태로 있다가 만22세이던 2003년 5월29일 미국 국적을 선택함으로써 한국 국적을 상실했다. 이에 대해 진 후보자는 “미국으로 유학을 가야 하기 때문에 미국 국적을 남겨두는 것이 좋다는 딸의 의사를 존중해서 내린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국적을 포기한 딸이 국내에서 취업했던 경위와 관련, “미국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뒤 취업이 어려워 국내의 한 기업에서 1년 정도 일했으며 내년에 다시 박사과정을 밟기 위해 미국으로 갈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주당은 과거 정부에서 이중 국적으로 인한 고위공직자의 낙마 사례를 거론하면서 이번 청문회에서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고위공직자 및 가족의 이중 국적 문제는 문민정부 당시 박희태 법무장관의 불명예 퇴진, 국민의 정부 시절 송자 교육부 장관의 낙마 등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두 후보자의 경우 국적 포기자가 딸이어서 병역회피 의도가 없는 만큼 문제될 소지가 적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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