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년 여의 춘천 생활을 마치고 정계 복귀를 공식 선언했다. 그 동안에도 그는 더러 지방선거와 재ㆍ보선 선거 지원에 나서는 등 현실정치와 완전히 결별하진 않았다. 다만 칩거에 가까운 성찰의 시기를 거친 이후의 본격적 정치재개 선언이라는 점에서 민주당의 지도체제나 다양한 정치쟁점 논의구조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 것인지 눈길을 끈다.
그가 춘천을 떠나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밝힌 정치비전은 2년 여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적잖은 변화가 있었음을 드러낸다. 그는 먹고 사는 문제를 정치의 우선 과제로 들고, 민주당이 국민생활을 우선하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다른 예상 당권 주자들과 마찬가지로 진보 노선을 내세우면서도 국민 삶의 실질적 개선이라는 실용적 측면을 부각한 점에서 상당한 차별성이 느껴진다.
정치 재개 시점으로 보아 10월 초 전당대회에서의 당권 경쟁을 1차적 시험대로 삼겠지만, 다수 국민을 의식한 실용 노선을 강조한 데서는 2년 뒤의 대선 후보 경선을 벌써부터 시야에 넣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07년 대선 참패에서 2008년 총선 참패에 이르는 과도기에 민주당을 이끌었다. 정치 중단은 표면적으로는 총선 참패에 책임을 지는 것이었지만, 실제로는 대선후보 경선 등을 통해 확인한 민주당 내부의 역학구도에 대한 실망 때문이었다. 따라서 그의 정치 재개는 그런 실망을 가라앉히고 정치의욕을 자극 받을 만한 민주당 내부의 변화 흐름이 포착됐다는 뜻이다. 물론 단순한 개인적 착각이거나 정치 재개를 정당화하기 위한 명분일 수도 있다. 우선은 10월 전당대회에서의 정치적 성공 여부가 판단 기준이 될 것이다.
우리의 관심은 그의 개인적 성패보다는 그의 귀환이 민주당이 수권 정당의 면모를 갖추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지, 거대여당과의 강경대결에 치중해 온 기존 전략이 얼마나 달라질 것인지에 기운다. 그의 '실용적 진보'노선이 지지기반 확대에 기여할지 여부는 판단하기 이르지만, 그의 귀환을 계기로 민주당의 변화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만도 오랜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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