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부채 118조원의 빚더미에 올라 앉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무디스로부터 최고의 신용등급을 받았다.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과 동일한 A1 등급인데, 여기엔 LH의 부채문제를 결국은 정부가 해결해줄 것이란 시장의 인식이 깔려 있다는 평가다.
무디스는 16일 LH의 신용등급을 현재와 같은 A1을 그대로 부여한다고 밝혔다. 등급전망 역시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무디스는 LH의 과도한 부채문제데 대해 “원리금 상환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정부 정책을 집행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 정부가 재정 지원을 제공하는데 충분한 명분과 여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LH의 자금조달 여력이 현저히 악화했지만 국민주택기금 조성, 토지보상채권 발행, 정부 지원과 같은 수단을 확보하고 있어 유동성 약화가 신용도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판단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무디스의 평가는 한마디로 LH의 부채는 어떤 형태로든 정부가 책임을 질 것인 만큼 등급을 강등할 필요는 없으며, 따라서 한국정부의 등급과 동일하게 다뤘다는 것이다. 시장은 LH부채문제에 대한 정부재정지원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셈이다.
한편 LH는 부채 규모를 줄이기 위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LH는 이날 경기 성남시 분당구 본사 대강당에서 이지송 사장 등 임직원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한 비상경영 선포 및 노사 공동 결의대회’를 열고, 이 사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경영대책위원회를 가동했다.
LH는 우선 판공비 등 경상경비를 10% 이상 줄여 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전 사원이 휴가를 반납하고 휴일에도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또 보상비와 토지 조성비, 건설비 등에서 원가를 10% 이상 줄이고, 근무부서와 상관 없이 전 임직원이 1인당 한 건씩 토지나 주택을 책임지고 판매하기로 결의했다.
LH의 이 같은 비상경영 선포는 자구 노력을 하는 모습을 먼저 보임으로써, 재무개선에 필요한 재정 지원 명분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사장은 “대금 회수를 늘려 단기 유동성을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정부 지원은 꼭 필요하지만 그 전에 할 수 있는 모든 자구 방안을 우선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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