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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전 사원 영업 일선에 비상 경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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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전 사원 영업 일선에 비상 경영 돌입

입력
2010.08.1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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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조원(6월말 현재)의 천문학적 부채로 허덕이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상경비와 건설원가를 10%씩 절감하고 전 사원을 영업 일선에 내보내기로 하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LH의 이 같은 비상경영 선포는 자구 노력을 하는 모습을 먼저 보임으로써, 재무개선에 필요한 정부 재정 지원의 명분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LH는 16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본사 대강당에서 이지송 사장 등 임직원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한 비상경영 선포 및 노사 공동 결의대회’를 가졌다. LH는 이날부터 이 사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경영대책위원회를 가동했다.

LH는 우선 판공비나 활동비 등 경상경비를 10% 이상 줄여 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전 사원이 고통을 분담한다는 차원에서 모두 휴가를 반납하고 휴일에도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또 토지 보상비와 조성비, 건설비 등에서 원가를 10% 이상 줄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판매 역량을 높이기 위해 본사 행정지원 인력을 줄이고 교육 파견자를 조기 복귀시켜 300명 규모의 판매보상단을 구성, 현장 인력으로 활용한다. 그리고 근무 부서에 관계 없이 전 임직원이 1인당 한 건씩 토지나 주택을 책임지고 판매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다. 사실상 전 직원을 영업 현장에 투입해 25조원(토지 23조원, 주택 2조원)에 이르는 재고 자산을 최대한 빨리 처분하겠다는 것. 이와 더불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100대 과제를 조만간 확정하기로 하고, 우선 60여개 과제를 금주 중에 우선 시행할 계획이다.

이 같은 자구 노력에 대해 이 사장은 “판매를 늘리고 정부 지원을 받아 임대주택ㆍ토지 등 선투자된 부채를 점진적으로 줄이는 동시, 앞으로 생길 부채는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억제하면 경영정상화가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한편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이날 LH의 신용등급을 현재 수준인 A1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등급 전망 역시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LH의 신용등급 및 전망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과 같은 수준이다.

무디스는 LH의 과도한 부채에 대해 “원리금 상환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정부 정책을 집행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 정부가 재정 지원을 제공하는데 충분한 명분과 여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LH의 자금조달 여력이 현저히 악화했지만 국민주택기금 조성, 토지보상채권 발행, 정부 지원과 같은 수단을 확보하고 있어 유동성 약화가 신용도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판단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무디스의 평가는 LH의 부채는 어떤 형태로든 정부가 책임질 것인 만큼 등급을 강등할 필요는 없으며, 따라서 한국 정부의 등급과 동일하게 봐야 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LH의 부채문제를 결국은 정부가 해결해 줄 것이란 시장의 전망이 깔려 있는 셈이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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