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부산의 한 대학 강의실. 김현중(28)씨는 유학생 차오샤오쥔(28)씨에게 첫눈에 반해 긴 구애 끝에 어렵사리 결혼 승낙을 받아낸다. 하지만 가난한 살림에 신부의 고향 중국 상하이에서 치러야 할 결혼식 비용을 마련할 일이 막막했다고 한다. 신부의 아버지도 오래 편찮은 상태였다.
두 사람은 최근 한국무역협회가 한중 우호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상하이(上海) 엑스포 한국기업연합관에서 한중 커플의 결혼식을 올리도록 지원하는 이벤트를 연다는 소식에 곧장 응모, 1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뽑혔다. 16일 그들의 결혼식이 현지에서 열렸다. 차오샤오쥔씨는 “이번 기회가 아니었으면 아버지를 모시고 결혼식을 못 올렸을지 모른다”며 “이날은 한국에서는 음력으로 칠월칠석이고, 중국에서는 밸런타인데이(칭런지에, 情人節)라 더 기쁘다”고 말했다.
기업연합관에서는 이날 김씨 부부 외에도 두 쌍의 한중 커플 결혼식이 이어졌고, 사지 마비 장애 속에서도 30년 넘게 사랑을 이어 온 짱하이량(63), 뤼야펑(55) 중국인 부부의 지각 결혼식도 함께 열렸다. 네 커플의 제주도 신혼여행 경비를 포함한 결혼식 비용 일체는 한국기업연합관이 제공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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