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파워 미국의 경제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휘청거리는 사이 중국의 성장이 지속되면서 미중 경제전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환율, 무역역조 등 많은 영역에서 중국은 미국의 고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1일 미국의 6월 무역적자가 전월 대비 19% 증가한 499억달러로 예상을 뛰어넘어 20개월 최고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적자폭 확대는 연방 정부의 추가 부양책 마련에 부담이 되는데, 특히 대 중국 수입의존도가 커지면서 무역적자 확대를 불러오고 있다는 게 미국의 고민이다. 중국의 7월 수출은 작년 동월 대비 38.1% 늘어난 1,455억달러, 무역흑자는 170% 급증해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무역적자 해결에 힘을 쏟고 있는 미국은 틈만 나면 중국에 대해 위안화 절상 압력을 넣고 있다.
미국 무역적자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은 6월 이후 위안화 절상에 환율 변동폭을 유연화해 소폭의 위안화 절상을 허용하고 있지만 미국의 기대에는 못 미치는 느긋한 태도여서 미국의 애를 태우고 있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지난달 21일 미 상원 보고에서 “위안화가 10~30% 가량 절하돼 있어 중국 수출업체들이 사실상 보조금을 받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며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통해 글로벌 무역불균형 해소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중국이 보유한 막대한 미 국채도 잠재적 대미 전쟁 수단이다. 5월 현재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8,677억달러로 미국을 제외한 국가 중에서 최대 규모다. 중국 외환보유액의 3분의 1을 넘는다. 특히 2월 이후 미 국채 보유를 늘리던 중국은 4월(9,002억달러) 이후 한 달 간 325억달러어치를 팔아치웠다. 대신 일본 국채를 집중 매입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중 갈등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이 미 국채를 한꺼번에 내다 팔 경우 미국 재정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물론 이 경우 최대 채권국인 중국도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양날의 칼이긴 하지만 대미 압박 수단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 초 미국과의 간장이 고조됐을 당시 중국 내부에서는 미 국채를 팔아야 한다는 주장이 일기도 했다. 지난달 중국이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미 국채를 핵무기처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뒤집어 보면 미 국채가 정치적으로 활용될 경우 그 위력이 간단치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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