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이폰용 앱 등 신문제작 시스템 설계
"이젠 신문도 옷을 갈아 입어야 합니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습니다."
확신에 차 보였다. 불확실한 미래와 관련된 진단이었지만 분명하고 단호했다. 신문 편집 및 출판시스템 전문 제공 업체인 애슬로의 이민석(42) 사장은 위기에 처한 국내 신문 업계의 탈출구를 과감한 변신에서 찾았다. 과거 아날로그적 관행에 얽매여 빠르게 전환되는 디지털 패러다임을 외면할 경우, 시대에 뒤떨어진 낙오자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애슬로는 국내 언론사 가운데선 최초로 한국일보와 손잡고 신문 지면 형태의 PDF 파일을 아이폰용 무료 응용 소프트웨어(애플리케이션)를 선보인 벤처 업체(2007년 설립)로, 중앙 일간지는 물론 경제지와 스포츠지 등 주요 신문사들의 컴퓨터(PC) 제작 시스템(CTS)을 설계했다.
이 사장은 15일 인터뷰에서 "현재 신문 업계가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에 밀려 매체의 힘을 상실하면서 퇴보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시스템을 고집해 온 측면이 강하다"며 "과거에 사로 잡혀 미래를 위한 투자를 망설인다면, 인터넷 시대에 더 이상 신문이 설 자리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크게 위축되지 않았던 신문 산업이 90년대 후반부터 불기 시작한 인터넷의 매체 파워와 파급력을 간과하면서 국내 언론사들이 자사 뉴스 콘텐츠를 쉽게 포털 업체에 공급, 매출과 독자 감소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언론사들이 뒤늦게 자사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등 투자를 늘리며 인터넷 서비스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이미 포털 업체들은 자신들만의 매체 파워를 갖고 난 다음이었습니다. 적어도 현재는 인터넷에선 신문과 포털들 간 경쟁은 뒤집기 어려운 상황까지 왔습니다."
하지만 '위기 뒤에 기회다'란 말이 있듯, 국내 신문사들에게도 현재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는 대안도 함께 제시했다.
최근 스마트폰의 활성화에 힘입어 본격적인 개화기에 접어든 모바일 시대가 신문 업계엔 새로운 돌파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그는 "아이폰을 계기로 열리기 시작한 스마트폰 시장이 인터넷 도입 당시에 버금갈 만큼,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며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신문 업계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모바일 시대에 걸맞게 신문사 내부의 운영체제를 바꾸고 수익모델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것. 그는 "결국, 신문 업계가 모바일 시대에 매체 파워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선 디지털 혁신이 절실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과거 인터넷 도입 초창기에 포털 업계에 당했던 것과 똑같이 실패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행스럽게도 인터넷 시대에 주연으로 등장한 포털 업계도 아직까지 모바일 시대에 뚜렷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 덜 된 점은 긍정적이다.
그는 "모바일 인터넷 시대에 보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투자 전략만이 태블릿 컴퓨터(PC)로 대표되는 차세대 뉴미디어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신문 업계의 유일한 생존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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