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습은 화려해 보였지만 항상 겸손하고 인간적인 분이었습니다.”
12일 타계한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을 각계 인사들은 이같이 회고했다. 또 자신만의 독특한 패션 디자인 세계를 구축했음은 물론 대중적인 사랑까지 받은 고인 같은 ‘거장(巨匠)’은 다시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소설가 박완서씨는 고인과 함께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활동한 것을 회고하며 “서로 존중하는 관계였고, 패션을 잘 모르지만 인간으로서 참 좋았다”고 말했다. 박씨는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항상 겸손했으며, 유니세프에도 큰 도움을 주셨다”고 덧붙였다.
패션디자이너 1세대 진태옥씨는 “고인은 당신의 작품세계를 국내외에 보여줌으로써 한국을 알리는 데 정열을 쏟은 분으로 높이 존경한다”며 “한국 패션계의 큰 별을 잃어 아쉽다”고 애도했다.
우리나라 패션 차세대를 이끌 디자이너로 꼽히는 이상봉씨는 “그 분이 돌아가신 것은 문화계의 큰 손실”이라며 “자신의 캐릭터를 유지하면서도 전 국민이 인정하는 디자이너가 앞으로는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또 “고인은 평소 모든 인간관계를 직접 관리할 정도로 애정과 시간을 쏟은 것으로 안다”며 “많은 사람들이 옷에 대한 꿈을 꾸도록 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패션 디자이너 손정완씨도 “트렌드를 좇거나 남의 것을 모방하지 않고 항상 자기 세계관을 가지고 왕성하게 활동한 고인을 진심으로 존경한다”고 추모했다.
지난 22년 간 무대에서 앙드레 김의 옷만 입기를 고집한 성악가 조수미씨는 “해외 유명 브랜드 옷을 입으라는 주변의 권유를 뿌리치고 선생님의 옷만 입은 것은 한국의 미를 널리 알리라는 그 분의 뜻을 따르려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 최불암씨는 “디자이너로 치장을 했지만 늘 검소한 모습이었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최씨는 “주한 외국 사절들을 만날 때마다 한국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고 자신의 재산도 사회를 위해 내놓을 정도로 애국자였다”며 고인의 타계를 애통해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빈소에 조전을 보내 애도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앙드레 김 선생은 세계 수준의 패션 작품을 통해 우리 문화예술을 세계에 널리 알렸다”며 “지속적인 기부와 봉사로 많은 국민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았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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