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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돌부처가 애교를?… 팬들과 특별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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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돌부처가 애교를?… 팬들과 특별한 시간

입력
2010.08.1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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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9단, 결혼 준비는 잘 하고 있나요?”(사회자)

“글쎄, 뭐 제가 준비하는 게 아니라서…. 도윤(약혼자)이가 알아서 잘하고 있습니다.”(이창호)

“사랑하는 약혼자에게 ‘따랑해’라고 한 번 외쳐 주시죠. 혀를 짧게 말아야 묘미인 거 아시죠?” “도윤아 따랑해~”

그 동안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돌부처의 애교 넘치는 사랑 고백에 행사장은 단박에 웃음바다로 변했다.

Top of the top. 여름 휴가철을 맞아 제38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이 팬서비스행사로 준비한 특별한 여름 이벤트, ‘1대3 프로암 대회’가 10일 강원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렸다. 강원랜드호텔 4층 이벤트홀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는 이창호 이세돌 박영훈 조한승 원성진 강동윤 백홍석 김기용 홍성지 박정근 김승재 안국현 등 명인전 본선에 오른 12명과 ‘영원한 명인’ 서봉수를 포함, 프로기사 13명과 전국에서 초청된 바둑팬 39명, 강원랜드 카지노 방문객 등 100여명이 참가했다.

그 동안 바둑팬들이 기껏 바둑행사에 참가해도 항상 시간에 쫓겨 좋아하는 프로기사와 제대로 대화 한 번 나누지 못하고 뚝딱 바둑 한 판 두고 아쉽게 발길을 돌려야 했던 일반적인 다면기 행사와 달리 이날 1대3 프로암대회에서는 프로기사 1명과 바둑팬 3명이 한 조가 돼 충분한 시간을 갖고 오붓한 분위기에서 정겹게 수담을 나누고 대국 후에는 개인별로 일일이 자상한 복기와 해설을 받았다. 대회를 마친 뒤 평소 만나고 싶었던 프로기사를 찾아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사인을 받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저녁에는 참가자 전원이 만찬을 함께 하며 모두 싱글벙글 이야기꽃을 피웠다.

특히 식전 행사인 프로기사 무대인사에서 결혼을 두 달 앞둔 이창호 명인이 돌부처라는 별명에 어울리지 않게 약혼자에게 공개적으로 닭살이 돋는 사랑고백을 하는가 하면 랭킹 1위 이세돌은 “그 동안 명인전 시합 때문에 다섯 번 정도 이곳을 방문했다. 바둑은 이기기도 했고 지기도 했지만 저녁에 게임장에 들어가서는 한 번도 판맛을 본 적이 없다. 오늘은 강원랜드측의 특별배려가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재치있는 멘트를 날리는 등 젊은 프로기사들이 평소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끼를 선보여 참석자들을 즐겁게 했다.

이번 행사에는 전국에서 500여명의 바둑팬들이 참가를 신청, 추첨을 통해 39명이 초청되는 행운을 얻었는데 이 가운데 여성이 4명이나 됐고 아예 휴가를 겸해 가족과 함께 하이원리조트를 찾은 열성팬도 많았다. 서울 도봉구에서 온 백지혜(36ㆍ여)씨는 “남편이 야구광으로 바둑을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내가 가자고 졸라 아이들과 함께 어제 저녁에 미리 내려 왔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사는 고춘희(50ㆍ여)씨는 “바둑친구 네 명과 함께 신청했다가 나 혼자 당첨됐다. 너무 아쉬워 친구들도 함께 따라 왔다. 평소 백홍석 7단을 좋아하는데 이번에 같이 바둑도 두고 저녁식사까지 함께 해서 매우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정건영(32), 석영(27) 형제가 나란히 초청되는 흔치 않은 행운을 잡았고 이효석(50)씨는 부산에서 정선까지 무려 6시간을 달려와 행사에 참가했다.

한편 프로암대회에 출전하지 않는 일반 참가자를 위해 오목 명인전과 미션 알까기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곁들여졌고 행사를 마치면서 참가자 전원을 대상으로 행운상 추첨을 실시, 하이원리조트 마스코트인 하이하우인형 등 각종 선물 잔치가 이어져 참가자들의 마음을 넉넉하게 했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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