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반 고흐 지음
‘겨울이 지독하게 추우면 여름이 오든 말든 상관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부정적인 것이 긍정적인 것을 압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받아들이든 받아들이지 않든 냉혹한 날씨는 결국 끝나게 돼 있고, 화창한 여름이 찾아오면 바람이 바뀌면서 해빙기가 올 것이다.’
에세이처럼 느껴지는 이 글은 영혼의 화가, 태양의 화가로 불리는 화가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이다. 는 모진 삶을 살아가며 불후의 명작을 남긴 그가 후원자인 동생 테오와 여동생, 어머니, 동료화가 고갱과 주고 받은 편지 중 일부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고흐를 소재로 한 소설과 평전도 있지만 이 책은 그의 진솔한 육성과 그림의 탄생 배경을 담고 있어 화가로서의 일반적 관점과 달리 인간 고흐의 모습을 조망한다.
가난한 광부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찾아간 벨기에 탄광지역 보리나주에서 전업 화가가 되겠다고 결심한 때부터 데생과 수채화를 그리며 그림의 매력에 빠져 화가로서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며 예술에 고뇌했던 시절, 그리고 1890년 7월 29일 새벽 동생의 품에 안긴 채 ‘이 모든 것이 끝났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남기고 파란 가득한 삶을 마감할 때까지 그림을 통해서만 말할 수 있었던 인간 고흐를 그가 주고받은 편지를 통해 들려준다.
고흐는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세계적 화가이다. 귀를 잘라내고 스스로 가슴에 총구를 겨눠 생을 마감한 극적인 인생사가 그의 작품을 유명하게 만들었다는 일부 부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테오에게 보낸 편지의 주 내용이 자신의 그림인 것을 볼 때 어떤 고난과 역경과도 타협하지 않고 그림에 미쳐있었던 결과이다.
고흐는 화가로서 그림을 시작하며 동생 테오에게 ‘내 앞에는 힘겨운 시간들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나의 전투는 계속될 것이고 그 싸움에서 이겨 최상을 것을 얻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영혼과 생명을 바친 끊임없는 열정만이 위대한 영광을 품을 수 있다는 것을 고흐는 편지를 통해 가르쳐 주고 있다.
남궁민 우정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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