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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도발 매혹… 서울이 두근두근/ 제10회 서울국제공연예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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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도발 매혹… 서울이 두근두근/ 제10회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입력
2010.08.1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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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30대 초반이던 극작ㆍ연출가 오태석씨는 몰리에르 탄생 300주년 기념작으로 남산 드라마센터에 ‘쇠뚝이 놀이’를 올렸다. ‘스카팽의 간계’를 완전 우리식 탈춤 재담판으로 바꿔 사람들을 뒤집어지게 했던 그 자리는 장차 오씨 특유의 한국적 무대미학을 가늠케 했다.

10돌을 맞는 ‘2010 서울국제공연예술제’는 그간 국내 무대에서 뒷전 신세였던 몰리에르를, 그것도 원본으로 접할 기회다. 오는 10~11월 두 달 동안 펼쳐지는 올해의 마당 중 10편의 해외 초청 무대는 각국을 대표하는 작품들의 높은 완성도는 물론 우리 시대 무대예술의 지향점을 천명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막을 여는 것이 몰리에르다. ‘몰리에르 단막극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프랑스의 국립민중극단이 ‘광대의 질투’ 등 그의 걸작 3편을 상연한다. 17세기에 동시대인들의 의식을 잡죄던 민중극이 극단 대표이자 연출가인 크리스티앙 쉬아르티의 지휘로 거듭난다. 10월 2~4일 세종M씨어터.

벨기에 미셸 누아레 컴퍼니의 무용 ‘드맹(Demain)’이 뒤를 잇는다. 실험예술을 기치로 내건 COBRA운동의 창시자인 안무가 미셸 누아레의 몽환적 연출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조명과 음악의 신지평을 선보일 전망이다. 10월 18~19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이어 폭력에 가까운 역동성의 무대가 따른다. 남성위주의 폭력적 가족ㆍ사회 제도를 고밥하는 러시아 푸쉬킨드라마센터의 ‘폭풍’은 생기 넘치는 캐릭터들의 충돌이 인상적이다. 10월 21~23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텅 빈 무대에 남녀 2명씩 4명의 무용수가 나체로 나온다. 스위스 무용단 우나 프로젝트의 ‘제발!’은 얼핏 도발의 무대다. 그러나 여기서 벗은 몸이란, 사람들이 타인과 관계를 맺고 인정을 받는 과정을 진솔하게 그리기 위한 수단이다. 10월 22~23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프랑스 무용단 DACM컴퍼니의 무용 ‘쇼윈도’ 역시 에로티시즘을 무기로 인간의 본질을 파고든다. 이미지, 무용수, 마네킹 등이 어우러지는 이 무대는 이 극단의 인기 레퍼터리로 2001년 초연 이래 유럽 지역을 꾸준히 돌고 있다. 10월 24~25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리투아니아어로 펼쳐지는 ‘바냐 아저씨’는 어떨까. 빌니우스 시립극단의 이 작품은 타인과 갈등하는 인간들의 모습이 유쾌하고도 서정적인 시골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이 작품의 원작이지만 잘 상연되지 않는 ‘숲 귀신’의 줄거리를 녹여, 마치 새 작품처럼 비친다.

10월 31일~11월 2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불가리아의 스푸마토실험극단은 지난해 아비뇽 페스티벌 등에서 고골 탄생 200주년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고골의 꿈’을 공연한다. ‘넵스키 거리’ ‘광인 일기’ 등 고골의 단편 네 작품이 매혹시킨 볼거리로 거듭난다. 11월 1~3일 남산예술센터.

다양한 음악을 배경으로 힙합 댄스와 클래식 발레가 용솟음친다. 프랑스 무용단 레볼뤼시옹의 ‘도시 발레’는 무용과 길거리 춤의 경계를 허문다. 11월 13~14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폴란드 무용단 KTO는 역동적인 아크로바틱 댄스로 원전을 해체한 ‘돈키호테’로 여의도공원(10월 2일), 광화문광장(10월 3일) 등 서울 도심에서 열기를 더할 것 같다. 프랑스의 퍼포먼스 전문 극단 일트로피는 오색 비눗방울의 포위로부터 탈출하려는 인간들의 안간힘을 그린 ‘새장의 사람들’로 공연의 새 감각을 선사한다. (02)3673-2561~4

장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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