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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친박계 이탈/ 朴의 '차가운 리더십' 장미의 가시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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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친박계 이탈/ 朴의 '차가운 리더십' 장미의 가시됐나

입력
2010.08.1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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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나라당 친박계는 김무성 원내대표를 '친·친박(親·親朴)', 진영 의원을 '탈박(脫朴)'이라 부른다. 한때 친박계 핵심이었던 두 사람이 친박계에서 이탈한 것에 대한 '씁쓸한 감정'을 담은 말들이다. 친·친박은 김 원내대표가 박근혜 전 대표와 갈라선 뒤에도 일부 친박계 의원들과는 여전히 가깝게 지내는 것을 빗댄 것이고, 탈박은 진 의원이 일부 친박계 의원들의 행태에 실망하고 스스로 친박계를 떠났다는 뜻이다.

두 사람은 최근 친박계와 더욱 확실히 선을 긋는 발언을 했다. 김 원내대표는 10일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와의 복원 가능성에 대해 "박 전 대표와 대화를 하다 보면 중간에 강이 흐르는 것 같다"며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진 의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서 "나를 친박계가 아닌 중립으로 분류해 달라"고 말했다.

두 사람이 '친박 꼬리표'를 뗀 것은 꽤 오래 전이다. 김 원내대표는 2월 세종시 수정 추진 문제를 두고 박 전 대표와 충돌한 뒤 박 전 대표와 등을 돌렸고, 진 의원은 6·2 지방선거 때 서울시당 공천심사위 구성 과정에서 친박계 의원들과 갈등을 빚으면서 사실상 탈박 선언을 했다.

그런데 7·14 한나라당 전당대회와 88 개각 등으로 박 전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약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면서 두 사람의 친박계 이탈이 새삼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또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 역할을 했던 유정복 의원이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입각 제의를 받아들인 것 때문에 "친박계의 충성도가 떨어진 게 아니냐" "친박계 의원들이 제 살 길을 찾기 시작한 게 아니냐" 등의 말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일부 친박계 의원들의 계파 충성도가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박 전 대표의 차가운 리더십이 문제"라고 불평한다. 한 영남권 친박계 의원은 "측근들을 살뜰하게 챙기지도 않고,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 박 전 대표의 스타일이 탈박을 부채질하는 측면도 있다"며 "차제에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수도권의 한 친박계 의원은 "친박계 내 동요는 없다"면서 "김 원내대표는 자기 정치를 하기 위해 독립한 것이고, 진 의원은 자신의 원래 정치 성향을 드러내는 커밍아웃을 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다른 친박계 의원은 "핵심 친박계 인사로 불리는 의원들이 물러나면서 오히려 친박계 진입 장벽이 낮아져 더 많은 의원들을 포용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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