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28ㆍ롯데)는 안지만(28ㆍ삼성)의 초구 148㎞짜리 직구에 작심한 듯 방망이를 돌렸다. 맞는 순간 ‘손맛’을 느낀 이대호는 1루를 향해 걸어가며 타구의 궤적을 즐겼다. 제대로 힘이 실린 타구는 왼쪽 외야 관중석 중단에 떨어졌다. 비거리 125m짜리 시즌 36호 홈런.
지난 4일 잠실 두산전부터 시작된 이대호의 홈런 퍼레이드가 12일 부산 삼성전까지 이어졌다. 7경기 연속 홈런으로 1999년 삼성 이승엽을 비롯한 3명의 6경기 연속홈런을 뛰어넘는 한국프로야구 신기록. 미국프로야구에서는 켄 그리피 주니어 등 3명의 8경기 연속, 일본프로야구에서는 오 사다하루(왕정치) 등 2명의 7경기 연속이 최고기록이다.
그러나 대기록을 수립한 이대호는 팀이 7-10으로 뒤진 9회 말 무사 1ㆍ2루에서 맞은 5번째 타석에서는 볼카운트 2-0에서 왼손투수 권혁의 5구째 몸쪽 직구에 스탠딩 삼진을 당했다.
5타석 4타수 1안타(홈런) 3타점을 올린 이대호는 16경기 연속안타, 14경기 연속득점, 21경기 연속출루, 8경기 연속타점 기록도 이어갔다. 2006년 이후 4년 만에 타격 3관왕을 향해 돌진하고 있는 이대호는 타율(0.365)과 홈런(36개ㆍ이상 1위)은 물론이고 타점에서도 1위(112개)인 팀 선배 홍성흔을 6개 차로 추격했다.
경기에서는 삼성이 10-7로 승리, 3위 두산과의 승차를 2경기로 벌렸다. 4위 롯데는 5위 KIA에 3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경기 후 이대호는 “홈런을 쳤지만 팀이 지고 있는 상황이라 홈으로 들어올 때는 역전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정교 시즌 MVP는 의식하지 않고 오로지 팀의 4강 진출만 생각한다. 매 경지 최선을 다하다 보면 40홈런은 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청주에서는 KIA가 한화에 5-3 재역전승을 거두고 한화전 9연승을 질주했다. KIA는 1-3으로 뒤진 5회 초 나지완의 3점 홈런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KIA 유동훈은 1과3분의2이닝 퍼펙트로 시즌 13세이브(3승2패). KIA는 13~15일 광주에서 롯데와 ‘사생결단 시리즈’를 펼친다. 상대전적은 8승5패 KIA의 우세.
잠실 두산-넥센전은 1-1이던 2회 말 빗줄기가 굵어져 노 게임이 선언됐고, 인천 SK-LG전은 우천 순연됐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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