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오는 15일 2년여의 춘천 칩거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다. 손 고문이 10월3일 예정된 전당대회에 출마하기로 마음을 굳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손 고문은 광복절인 15일 춘천에서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측근 인사들이 12일 전했다. 지난 2년간 반성과 성찰의 결과물, 앞으로 행보에 대한 구상 등을 풀어놓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는 이날 간담회가 끝나는 대로 상경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간담회가 춘천 칩거기간 가진 처음이자 마지막 공식행사라는 점은 손 고문이 이날 밝힐 ‘메시지’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공식 출마선언 자리는 아니라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정세균 전 대표, 정동영 상임고문 등 전대 라이벌들이 아직 본격적인 당권행보에 나서지 않고 있는 만큼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손 고문측 인사는 “서울 종로 창신동 아파트에 돌아가서 당분간 다양한 인사들을 만나며 구상을 가다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현역의원 그룹도 때마침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됐다. 우연이라기보단 ‘전대 출마’라는 큰 그림 아래 손발을 맞춰 움직이고 있다는 인상이 강하다.
정장선 김우남 전혜숙 이찬열 이성남 서종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대준비위 구성이 손 고문에게 불리하게 짜였다”며 재인선을 요구했다. 전대준비위에 손학규계에서는 김동철 의원 1명밖에 들어가지 못했으며, 더욱이 전대 룰을 다룰 핵심 분과인 당헌당규 분과위 참여도 배제됐다는 것이다. 신학용 김동철 우제창 송민순 박은수 이춘석 의원은 회견에 나오지 않았지만 서명으로 동참했다.
전혜숙 의원이 홀로 비슷한 취지의 문제제기를 한 적은 있지만, 손학규계 소속의 의원들이 마치 ‘커밍아웃’ 하듯이 공개된 장소에 나와 집단적으로 목소리를 낸 것은 처음이다. 일종의 세과시로 ‘전대 논의에서 손학규계를 홀대하지 말라’는 메시지가 행간에 깔려 있다. 한 의원은 “지금까지 확실한 지지의사를 표명한 의원만 15명이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담대한 진보’를 내세운 정동영 상임고문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민주당의 목표를 ‘역동적 복지국가’로 명확히 하기 위해 당헌과 강령전문에 이를 적시하자고 공개 제안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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