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고위관계자가 한국 국회의원 대표단 면전에서 “한미 군사훈련이 충돌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고 직설적으로 경고했다.
중국 공산당 내 한반도 정책 총괄 책임자인 왕자루이(王家瑞) 대외연락부장은 11일 한국 국회의원 방중대표단과의 만난 자리에서 “한미 군사훈련이 야기 할 충돌 가능성에 대해 우려된다”고 말했다고 방중대표단 측이 12일 한국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밝혔다. 중국 정부는 그 동안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대와 우려의 입장을 표명해왔으나, 중국 고위관리가 ‘충돌’이란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례적이다.
왕 부장은 이어 “천안함 사태 초기에 한국에 대한 중국 네티즌들의 동정 여론이 일었는데 동해에서의 군사훈련 실시 후 네티즌들의 태도가 싸늘해졌다”며 “특히 실제로 서해에 미국 항공모함이 들어올 경우 중국 정부는 중국 인민을 과연 어떻게 설득해야 할 지 난감한 입장”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 부장은 또“한중 관계가 북중 관계보다 덜 중요하다는 인식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특히 경제적인 면에서 한중관계는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권력서열 4위인 자칭린(賈慶林)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은 이날 한국 의원들에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의장성명 채택이 천안함 사건의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하며 6자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의 평화를 달성해야 한다”고 중국 지도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자 주석은 특히 “중국이 열심히 설득해 북한을 6자회담에 돌아오게 만드는데 어려움이 따르지만 6자회담 추진의지를 굽혀서는 안된다”며 “대화를 통해 북핵문제 해결 및 한반도 평화목표를 달성할 것을 한국측에 제의한다”고 강조했다.
한중친선협회(회장 이세기)와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중련부)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한 한국의원 대표단은 정의화 국회 부의장을 단장으로 강길부 윤상현 박보환 김영우(이상 한나라당) 백재현(민주당) 이명수(자유선진당) 김을동(미래희망연대) 의원 등으로 구성됐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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