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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단체 감시하에 다이아몬드 생산한다지만…90만 캐럿 국제 경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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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단체 감시하에 다이아몬드 생산한다지만…90만 캐럿 국제 경매 논란

입력
2010.08.12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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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짐바브웨의 유명 다이아몬드 산지 마랑게 광산에서 나온 다이아몬드가 공식적으로 수출을 재개하면서 이른바 ‘블러드(Bloodㆍ피) 다이아몬드’가 다시 화제로 떠올랐다. 블러드 다이아몬드란 주로 아프리카의 내전ㆍ분쟁 지역에서 생산돼 그 수익금이 전쟁비용으로 쓰이는 다이아몬드를 뜻한다. 최근 슈퍼모델 나오미 캠벨이 증인으로 출석한 찰스 테일러 전 라이베리아 대통령의 전범 재판을 통해서도 유명세를 탔으며, 가혹한 노예 노동 등 생산 과정의 인권 유린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AP통신은 11일 짐바브웨의 마랑게산(産) 다이아몬드 90만 캐럿(7,200만달러 상당)이 이날 수도 하라레에서 국제 경매에 부쳐졌다고 보도했다. 국제 규제기구가 지난해 11월 이 곳에서 생산된 다이아몬드에 대한 수출을 금지시킨 이후 첫 수출이다. 2006년 발견된 마랑게 광산은 19세기 이후 발견된 최대 다이아몬드 광산으로 알려져 있다. 인권단체들은 군인들이 마랑게 광산에서 200명 이상을 살해하고 어린이들까지 작업에 강제 동원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날 벨기에, 러시아, 인도 등에서 날아온 구매자들 앞에 선보인 상품은 ‘깨끗한’ 다이아몬드라는 게 경매 주최측의 설명이다. 앞서 마랑게산 다이아몬드 수출을 금지했던 ‘킴벌리 프로세스’는 이 다이아몬드가 “최소한의 국제 기준”에 따라 생산됐다며 경매를 승인했다. 75개 다아이몬드 생산ㆍ거래국과 인권단체 등이 참여하고 있는 킴벌리 프로세스는 마랑게 광산 일부 구역에 이중 펜스를 치고 군인들을 배제한 다이아몬드 채광을 허가해 왔다. 짐바브웨군이 통제하고 있는 나머지 마랑게 광산의 다이아몬드는 여전히 공식적인 수출길이 막혀 있다.

그러나 논란은 여전하다. 올해 초 킴벌리 프로세스의 행보에 반발해 세계다이아몬드협회 회장직을 떠났던 미국의 보석상 마틴 라파포트는 AP통신에 “킴벌리 프로세스가 블러드 다이아몬드를 정당화, 합법화하기 시작했다는 게 짐바브웨의 비극”이라고 비난했다. 실제로 짐바브웨군 통제 하에 생산되는 블러드 다이아몬드가 합법적인 다이아몬드에 섞여 들어가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이에 대해 킴벌리 프로세스 측은 “정당하게 생산돼 그 국가의 발전을 위해 쓰여지게 될 다이아몬드까지 막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짐바브웨는 19억 달러어치의 마랑게산 다이아몬드 450만 캐럿을 보유하고 있다. 국가 부채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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